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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 글라디올러스 (Gladiolus) ♧  십 년 전에, 10종의글라디올러스 구근을 구해 심었더랬습니다.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던 광활한 땅에서 예쁘게 피었지요. 그러다가 노지에서 월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서캐지 않고 그냥 두었다가 모두 죽이고 말았습니다.후회해도 소용 없는 일이었습니다.그리고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지냈는데... 두어해 전, 분홍낮달맞이 무리 가운데서글라디올러스 비슷한 잎이 올라오기에 눈여겨 봤더니정말 글라디올러스가 맞았습니다.그 자리가 바로 옛날에 글라디올러스가 있던 자리였거든요.아주 작은 새끼 알뿌리(子球)가 몇 해 동안겨울을 견디고 그대로 살아남았던가 봅니다. 가을에 캐내어 보관했다가봄에 다른 곳에 심었더니 올해 꽃을 피웠습니다.그런데 올해 그 자리에서 또 한 포기가 더 돋아났습니다.노지에서 월동한 녀석이 신기하게 꽃을 피.. 2024. 8. 14.
별똥별 이야기 *  어젯밤 11시 25분쯤, 손녀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깊은 밤에 온 손녀의 전화를 받고 아내는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별똥별을 보러 나왔는데 도시 불빛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시골인 할아버지 집에서는 잘 보일 텐데 할아버지는 지금 마당에 계시지 않느냐고. 나도 뉴스를 보고 별똥별을 보려 했지만 지인들과 술을 한 잔 한 뒤라 그냥 자려고 누웠다가 손녀의 전화를 받고는 속옷 차림 그대로 마당에 나갔습니다. 집의 전깃불을 모두 끄고서.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 동영상으로 찍어서 손녀에게 보내려고 했는데 15분을 기다렸지만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쉬웠습니다. 별똥별 얘기를 하니 옛날 일이 생각났습니다.1998년 11월, 내가 연도를 기억하는 건 그날이 아들 녀석의 수능일이었기 때문입니다.한밤중에.. 2024. 8. 13.
봉선화와 맨드라미 ♧  봉선화와 맨드라미는우리 꽃밭에서 흔히 볼 수 있던정겨운 꽃이었습니다. 떨어진 씨앗에서 자란 봉선화가고운 빛깔로 예쁘게 꽃을 피웠습니다.봉선화는 씨앗을 뿌리면아무데서나 싹이 나고 잘 자랍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봉선화'로 되어 있지만누구나 '봉숭아'로 부르는 꽃이지요. 바로 옆에서맨드라미도 함께 자라고 있어요.봉선화는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이고맨드라미는 '비름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2024. 8. 12.
개맥문동과 맥문동 ♧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관상가치를 잘 알지 못하는 식물이 맥문동이지요.무리 지어 심어 놓은 맥문동이 꽃을 피우면누가 봐도 예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맥문동을 두어 포기 모아서독립시켜 심어 놓아도 예쁩니다. 우리집에는 20년이 넘은 맥문동이 있습니다.열매가 떨어져 새로 싹이 난 자식들을 모아여기저기 몇 군데 옮겨 심었는데모두 제 존재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늘진 곳에 심는 지피용 식물로맥문동만큼 좋은 식물도 없을 겁니다.어떤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식물이니까요.보라색 꽃이 피었을 때의 환상적인 모습은 물론이고상록성의 쭉 뻗은 잎은 정원조성에 큰 몫을 차지합니다. 맥문동과 아주 비슷한 개맥문동은잎이 더 좁고 흰색에 가까운 연보라색 꽃을 피웁니다.개맥문동은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면서번식.. 2024. 8. 11.
다시 무궁화 ♤  백단심계 무궁화가삼복 더위에도 굴하지 않고매일 수십 송이씩 끊임없이 피고 있습니다.도대체 나무 한 그루에서 몇 송이의 꽃이 필까요? 이미 지나갔지만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었습니다.정부의 공식 기념일은 아니지만대한민국의 나라꽃 무궁화를 기념하기 위하여민간단체 주도로 제정한 날입니다. 옆으로 누운 8자가무한대(∞)의 무궁(無窮)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8월 8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무궁화는 엄청 좋은 꽃나무입니다.^^무궁화는 ‘아욱과’의 나무입니다. 2024. 8. 10.
꽃담배 ♧  지난 6월에,가우라(홍접초) 10포기를 구해 심었는데뭔가 처음 보는 작은 풀 한 녀석이 묻어 왔습니다.아무래도 꽃인 듯하여 뽑아내지 않고 같이 길렀더니드디어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담배꽃 비슷한 꽃이 피기에 모*모에 물었더니금방 ‘꽃담배’란 이름이 나왔습니다. 꽃담배(Nicotiana)는가지과 담배속의 한해살이풀입니다.꽃이 담배꽃과 비슷하나 담배보다는 훨씬 키가 작고꽃을 보기 위해 개량한 재배종입니다.꽃이 담배꽃보다는 훨씬 예쁘네요. 한여름에 70cm 정도의 높이로 자라며,식물체에는 샘털이 있어 끈적끈적합니다.길다란 꽃부리의 꽃이 가지 끝에 달리는데연분홍색, 흰색, 자주색 등 꽃의 색깔은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 녀석도 특이한 게아침에 분명히 꽃이 핀 걸 봤는데낮에 보니 모두 시들어 있는 겁니다.‘.. 2024. 8. 7.
대청부채 개화 관찰 ♧  식물을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그 식물의 생태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사랑이 더 깊어지겠지요. 대청부채의 생태는 아주 독특합니다.여러 자료에 보면 꽃이 오후 3~4시에 피기 시작해서밤 10시에 오므라든다고 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관찰해 보기로 했습니다.3시 50분에 밖에 나갔더니 뙤약볕이 내려쬐는 가운데벌써 꽃잎이 벌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오후 4시 가까이 되니거짓말처럼 하나 둘 꽃잎이 벌어지기 시작하고30분만에 모두 활짝 피었습니다. 그늘에 있다가 잠시 다가가서 사진을 찍고또 그늘에 있다가 나가서 사진을 찍고 하면서40분 정도 바깥에 있었는데등과 얼굴에 땀이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땡볕 속에서 꽃을 피우는 대청부채가 너무 장했습니다 밤에 나와 다시 관찰을 했는데밤 9시가 되니 .. 2024. 8. 5.
정가네동산의 여름나기 *  “그 넓은 땅의 식물들을 어떻게 다 관리합니까?”“풀은 어떡하고요?” 조금 넓긴 하지요.무려 1,400평이나 되니까요. 저도 그렇게 넓은 땅이 필요했던 건 아닌데돼지축사로 경영했던 산 밑의 땅을 나눠서 팔지는 않는다니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한 땅입니다.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식물들을 내 마음대로마음껏 심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거랍니다. 농사를 지으려고 시골에 들어온 건 아니니대부분의 땅에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을 심고일부는 텃밭으로, 나머지는 꽃밭으로 만들었습니다.그게 2007년, 사서 고생하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여름을 어떻게 지내냐고요?어떡하긴요. 그냥 꾹 참고 살지요 뭐.^^ 여름에 제일 겁이 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풀입니다.예초기를 돌려 풀을 베는 일이 좀 힘듭니다.새벽에 2시.. 2024. 8. 3.
작은 금관들 ♧  금관화에는금관 모양의 작고 예쁜 꽃이 달립니다.전세계에 80여 종이 분포해 있다고 하며,오렌지색, 붉은색, 주황색 등의 꽃이 있습니다. 원산지 열대에서는 반관목의 다년초라고 하는데노지월동이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살이풀입니다.꽃잎 5개가 뒤로 완전히 젖혀져 작은 금관 모양을 만듭니다. 줄기를 자르면 하얀 유액이 나오는협죽도과의 ‘박주가리아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그래서 열매는 박주가리 열매를 많이 닮았으며,씨앗에는 모두 털이 달려 있습니다. 사실 저는 별로인데아내의 명령으로 해마다 심고 있는 녀석입니다. 2024.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