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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꽃 이야기

대청부채 개화 관찰

by 정가네요 2024. 8. 5.

♧ 

 

식물을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그 식물의 생태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랑이 더 깊어지겠지요.

 

대청부채의 생태는 아주 독특합니다.

여러 자료에 보면 꽃이 오후 3~4시에 피기 시작해서

밤 10시에 오므라든다고 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관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3시 50분에 밖에 나갔더니 뙤약볕이 내려쬐는 가운데

벌써 꽃잎이 벌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4시 가까이 되니

거짓말처럼 하나 둘 꽃잎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30분만에 모두 활짝 피었습니다.

 

그늘에 있다가 잠시 다가가서 사진을 찍고

또 그늘에 있다가 나가서 사진을 찍고 하면서

40분 정도 바깥에 있었는데

등과 얼굴에 땀이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땡볕 속에서 꽃을 피우는 대청부채가 너무 장했습니다

 

밤에 나와 다시 관찰을 했는데

밤 9시가 되니 모든 꽃잎을 오므렸습니다.

대청부채는 딱 5시간 동안만 꽃을 피우는 겁니다.

 

대청부채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의 식물입니다.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납작한 녹색의 잎이 부챗살처럼 벌어집니다.

 

대청부채라는 이름은 서해 대청도에서 자라고

잎이 범부채를 닮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1983년에 대청도에서 자생 군락을 발견했다고 하네요.

 

다른 붓꽃들은 대부분 5월에 피지만

녀석은 8월경에 옅은 보라색 꽃을 피웁니다.

식물들에게도 모두 자기만의 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청부채가 더욱 귀하게 느껴진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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