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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소개65

최성수 시집 「물골, 그 집」 /도서출판 b * 강원도 안흥의 보리소골에서 나무와 꽃, 그리고 산나물을 가꾸며 글을 쓰고 있는 최성수 시인의 제5시집 「물골, 그 집」을 읽었습니다. 1987년 '민중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교사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따스한 눈길을 주면서도 지나온 시대의 암담한 순간들도 외면하지 않고 되돌아보고 있네요. 시 몇 편을 소개합니다. * 문득, 봄 / 최성수 천천히, 느릿느릿 쥐 잡는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여든쯤 된 할머니 아침 자시고 나온 마실길 햇살보다 느적느적 떼놓는 걸음처럼 잎 돋는다 조팝나무 걸어온다 * 물골, 그 집 / 최성수 종일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물골 그 집에 앵두꽃 피었다 문은 잠겨 있고 저 혼자 봄바람에 팔랑거리는 현수막 ‘감자전 한 접시 (3장) 1.. 2020. 8. 14.
김대호 시집 ≪우리에겐 아직 설명이 필요하지≫ * 남이 알아주거나 말거나 혼자 묵묵히 자기 길을 걸으며 꾸준히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대호 시인도 그 중의 한 사람이지요. 오랫동안 시만 써온 그가 첫 시집을 냈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설명이 필요하지≫ 걷는사람 그는 남의 글을 흉내내지 않습니다. 견고한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롭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자주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뒤로 걷는 일은 어색한 일이라며 늘 바르게 살고 있는 김대호 시인이 시를 통해 일상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 쓰는 남자, 김대호는 김천과 추풍령의 경계 즈음 ‘김천시 봉산면 봉산로 600’에서 이란 커피집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를 만나시려면 늘 조용하며, 차 맛을 아는 사람들만이 찾는 그의 찻집으로 한번 가 보세요. .. 2020. 6. 12.
≪바람이 수를 놓는 마당에 시를 걸었다≫ * 토담을 알게 된 건 참 오래다. 이십여 년 전, 우연히 지인들과 함께 그의 집에서 지리산 들나물반찬으로 가득한 정갈한 밥상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 밥상을 보자마자 모두가 “와~”하고 손뼉을 쳤다. 주인 내외가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그때 처음 본 글이 ‘토담’의 아내 ‘들꽃’ 영하 씨가 쓴 글이었다. 빨랫줄에 옷가지 몇 개가 걸려 있고 짧은 글이 쓰여 있었는데 제목이 ‘그리움을 널다’였다. 도시에 나가 기숙사 생활을 하던 아들의 옷을 빨래하여 널어놓았던 거였다. 세상에! 이렇게 예쁜 제목을 달다니! 홈페이지의 글들을 모두 읽었다. 민박을 하던 그의 집에 들렀던 사람들의 사진을 싣고 고마움 가득한 글을 달아놓았다. 손님과 주인이 주고받는 글들에 정이 가득했다. 시골 농.. 2020. 6. 3.
≪별들의 고향을 다녀오다≫ / 배창환 * 내 친구 배창환, 그는 착하고, 참 따뜻한 시인입니다. 조용히 봄비가 내리는 이 아침에 그의 시집 ≪별들의 고향을 다녀오다≫에 실린 시 몇 편을 소개합니다. * 꽃씨처럼 / 배창환 날 때부터 누구나 홀로 와선 제 그림자 거두어 저물어 가는 것 빛나던 날의 향기도, 쓰라린 고통의 순간들.. 2020.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