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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 이른바 어싱(Earthing)이 대유행입니다.
어싱은 'earth(지구,땅,흙)'에서 파생된 용어로,
맨발로 땅을 밟거나 자연과 접촉하여 지구의 에너지를 몸에 전달받는다는 겁니다.
현대인이 지나치게 자연과 멀어진 생활을 하여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맨발걷기나 자연 속 휴식 등을 통해 건강을 되찾자는 거지요.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기나 한 건지,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누구 말을 들었는지 아내가 얼마 전부터 갑자기 마당을 돌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더니 잔디밭은 자꾸 벌레가 물고 걷기 효과가 없다며
잔디밭 옆의 맨땅에 난 풀을 호미로 긁기 시작한 겁니다.
맨발걷기를 며칠이나 할까 두고 보려고 했더니 멀쩡한 마당을 파고 물까지 갖다 붓는 겁니다.
그러지 않아도 그곳은 비가 많이 오면
땅이 질어서 차가 지나가면 바퀴 자국이 깊게 나곤 해서
잔돌을 갖다 부을까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고 있는 참인데
물까지 끌어와 단단한 땅을 무르게 하고 있으니 기가 막혔습니다.
고민 끝에 관리기로 화단가의 땅을 길게 갈아엎고
풀을 긁어내서 아내가 쉽게 걸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내는 사흘 동안이나 정성 들여 잔돌을 골라내고 아침저녁으로 걷고 있습니다.
과연 며칠이나 저 길을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잔병치레를 많이 해서 걸핏하면 병원에 다니는 아내가
맨발걷기로 건강해져서 제발 병원과 좀 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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