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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동산 일기

무서운 빗소리

by 정가네요 2024. 7. 10.

 

몸이 좀 피곤하여 10시쯤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러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습니다.

12시 50분.

쏟아지다가 작아지고, 또 쏟아지다 작아지고...

걱정으로 뒤척이다가 1시간쯤 뒤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큰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이번엔 3시 50분,

예사롭지 않은 빗소리였습니다.

예보를 보니 김천지역에 시간당 50미리 이상의

엄청난 비가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후레쉬를 들고 데크로 나가 마당을 살폈습니다.

잔디마당이 온통 물구덩이였습니다.

 

조금 뒤에 더 많은 비가 쏟아지니

처마 아래 물받이가 비를 감당하지 못하여

물받이 빗물이 일제히 데크로 마구 쏟아졌습니다.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었습니다.

 

제발 그만 그치기를 바랐지만

비는 그칠 생각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천둥과 번개까지 잇달아 계속되었습니다.

5시 가까이 되니 비로소 빗줄기가 조금 가늘어졌습니다.

 

사방이 조금 환해지고

꾀꼬리와 다른 새들이 시끄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제 비가 그치겠구나.

한 시간 정도, 정말 무서운 밤이었습니다.

 

걱정스러운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난해, 두더지가 파 놓은 구멍으로 물길이 생겨

텃밭 언덕이 두 군데나 무너지고

그걸 메우느라 고생한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산을 들고 한 바퀴 돌아봤더니

역시 작은 물길이 생기긴 했지만 다행히도

언덕이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빗물이 흐르는 앞산 아래 수로에는

빗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습니다.

 

크게 자라 한창 꽃이 달리고 있는 참깨가 좀 쓰러지고

칸나와 같이 길게 자라는 식물의 꽃대들이

몇몇 쓰러지고 옆으로 눕기도 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었습니다.

 

새벽에 내린 비가 무려 130mm,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하루 아침에 다 내렸습니다.

이웃 아포읍에는 큰 피해가 생긴 것 같았습니다.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자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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