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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비,곤충 등

한밤중에 개가 짖는 이유

by 정가네요 2021. 10. 3.

*

엊그제 밤이었습니다.

새벽 한 시쯤, 한밤중에 개(산이)가 짖었습니다.

 

거의 매일 고라니가 다녀가고

때로는 산돼지도 닭장 가까이 내려오는데

개가 끊임없이 짖을 때는 집에서 후레쉬 불을 흔들어줍니다.

그러면 대부분 슬금슬금 도망가고 말지요.

 

그런데 그날은 불을 흔들면 조용하다가도

불을 끄고 누우려고 하면 짖고, 또 짖고 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산이 녀석이 바깥쪽을 보고 짖는 게 아니라

제 집쪽을 보고 짖기도 하는 거였습니다.

 

며칠 전에 까치살모사(칠점사)를 보고 놀란 뒤라

혹시나 하고서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고

장화를 신고 막대기를 들고서 개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주변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꾸지람을 하고서 방에 들어와 누우니 또 다시 짖는 겁니다.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이 녀석이..." 하고선 다시 올라갔지요.

또 살펴 보아도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 그런데 기둥 가까이에 두꺼비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아이고 참... 저 두꺼비 때문에 그렇게 짖은 거야?"

등짝이 험악하게 생긴 두꺼비를

산이 녀석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두꺼비를 멀리 보내고서 들어오니 또 짖었습니다.

걱정이 좀 되긴 했지만

결국 녀석의 목줄을 끌러주고서 들어오니

그제서야 조용했습니다.

 

데크에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늘 걸 보니

산이 녀석이 데크 부근에서 왔다갔다 하나 봅니다.

새벽에 다시 녀석을 묶었습니다.

잠을 잔 듯 만 듯한 하룻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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