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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동산 일기

보리똥과 앵두

by 정가네요 2021. 6. 4.

보리수나무의 열매인 보리똥은
가을에 맛볼 수 있는 귀한 열매였지요.
팥알만큼 작은 보리똥을 한주먹 따서는
한입에 톡 털어넣으면 새콤달콤한 게 아주 맛났습니다.

요즘은 그 작은 토종 보리수나무 열매는
너무 귀해서 맛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대신에 개량된 왕보리수나무가 흔합니다.

왕보리수나무 열매는 보리수나무와 달리
초여름인 6월에 발갛게 익어 달립니다.
크기도 어른 손가락 한 마디만큼이나 크답니다.
달콤한 게 맛있습니다.

예전에는 앵두도
아주 귀중한 군것질거리였지요.
집집마다 앵두나무 한 그루 정도는 키웠는데
그 앵두나무조차 이제 귀해졌습니다.

10년 전쯤 심었던
왕보리수나무와 앵두나무에
발간 열매가 조롱조롱 달렸습니다.

도시에서 온 손녀가 학교 친구들에게

처음으로 맛본 앵두와 왕보리수 자랑을 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나눠 주라고
봉지 봉지 담아 학교에 가져갔습니다.

한 학년이라 해봤자 모두 8명밖에 안 되니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손녀가 무척 뿌듯해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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