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을 키우면 사실 냄새가 좀 납니다. 그러나 아내의 작은 희망 때문에 닭을 키우고 있습니다. 케이지 속에서 대량 생산된 달걀 대신에 싱싱한 채소로 키운 토종닭이 낳은 유정란을 먹을 수 있다는 그 즐거움 때문이지요. 손녀와 손자도 달걀을 무지 좋아합니다. 닭은 달걀을 얼마나 낳을까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략 한 마리가 2~3년 정도 낳으면 그 다음부터는 생산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한 마리가 1년에 25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고 하는데 우리 닭들은 200개도 안 낳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청계의 피가 섞여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본능적으로 닭들은 일정한 수의 알을 낳으면 품기 시작합니다. 우리집 닭의 경우는 7~8개를 낳으면 그런 것 같아요. 닭은 품기 시작하면 전혀 알을 낳지 않습니다. 그 본능이 얼마나 강한가 하면 둥지에 알이 전혀 없는데도 하루 종일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녀석들이 낳은 알을 꺼내는 게 정말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그때는 마구 손을 쪼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달걀을 점점 적게 낳더니 결국엔 하나도 낳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9마리의 암탉이 이틀 동안 알을 하나도 낳지 않다니... 대신에 둥지에는 서너 마리의 닭들이 하루 종일 들어앉아 있는 겁니다. 결국 비상수단을 썼습니다. 둥지에 덮개를 씌워 알 낳는 장소를 없애 버렸습니다. 이틀 동안 덮어 놓았더니 둥지 바깥에 알을 낳는 녀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시 벗겨주었습니다. 매일 3개, 4개씩 낳더니 어제는 자그마치 7개나 낳았습니다. 얼마나 기특한지요. 매일 달걀을 꺼내러 가는 손녀에게 특식을 줘서 칭찬해줘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아, 닭들이 알을 낳는 건 새끼를 만들기 위한 본능이라는 걸 우리는 잊고 살고 있습니다. 3월말에 태어난 병아리들은 이제 중닭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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