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에 들어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풀베기라고 말하겠습니다. 2007년부터 15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풀들과 싸움을 해 왔으니까요. 예초기를 이용해서 풀을 베는데 한 번 벨 때마다 2시간 정도 벱니다. 그렇게 연속해서 4일 정도, 마당의 잔디 깎는 것까지 하면 5일 동안이니 1회 풀베기에 10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그렇게 봄부터 처서가 지날 무렵까지 1년에 4~5회 정도 풀을 벱니다. 대충 계산하면 1년에 50시간 정도 예초기를 돌려 풀을 베는 셈이지요. 풀베기 대회가 있으면 나가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예초기 일자(一字)날을 쓰는데 절대로 날을 아까지 않습니다. 하루 베면 반대로 뒤집어서 또 하루 베고 버립니다. 닳은 날을 갈아서 써 보기도 했는데 날카롭지 않아서 힘이 더 많이 들더라구요. 나무들이 어릴 때는 묘목도 참 많이 날렸습니다. 풀인지 나무인지 구분이 안 되었으니까요. 어쩌면 지금 살아 있는 나무보다 예초기로 날린 나무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나무가 크게 자라 그런 걱정은 하지 않지요. 풀베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1,400평의 땅에 10년 넘게 제초제 한 번 뿌리지 않고 끈질기게 풀과 싸운 보람은 남았습니다. 아, 풀을 베고 나면 정말 흐뭇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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