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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

연변에 가다!

by 정가네요 2011. 7. 27.

 

*

저의 첫 해외여행지가

우리 조선족이 살고 있는 연변과 백두산이었다는 게 정말 뜻깊었습니다.

해외여행이 난생처음이라고 하니 모두가 정말이냐며 의아해 하더군요.

전혀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경북지역에 근무하는 국어교사들이 ‘윤동주의 삶과 문학의 현장을 찾아서’란 이름으로

7월 19일 연길 주변과 백두산 일대를 도는 5박6일의 중국여행을 떠났습니다.

인천공항 가까이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일박을 하고 아침 일찍 공항으로 나갔습니다.

16명 모두가 훈민정음이 새겨진 하얀 한글 티셔츠를 입고 복잡한 출국절차를 밟아 연길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연길 공항은 생각보다 작아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우리네 시골역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입국절차는 무척 까다로웠습니다. 

 

 

 

 

우리를 안내할 젊은 조선족 청년과

연변교육출판사의 주임이신 리상만 선생님을 만나 바로 연변박물관으로 갔습니다.

연변박물관은 규모가 무척 작았으나 조선족의 이주 역사와 삶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어

연변의 조선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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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다시 연변교육출판사에 들렀습니다.

직원이 108명이나 되는 출판사는 역사가 6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리 넉넉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조선족 아이들의 교과서 편찬을 위해 전심전력하는 모습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교과서 속에 우리 교과서의 글들이 상당수 실려 있는 것과

서가에서 오래 된 우리네 책들, 특히 표준전과와 동아전과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아주 이채로웠습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에는 우리 남한 크기의 절반 정도 되는 땅에 250만 명 정도가 산다는데

주도(州都)인 연길시에 50만 명 정도가, 용정시에 20만 명 정도가 산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연길 인구의 절반 정도, 용정 인구의 60% 정도가 조선족이라고 하더군요.

 

 

 

 

 

 

이어서 제13중학교에서 10여 명의 연길 선생님들을 만나 조선어수업에 대한 고민을 서로 나누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제로 시 수업을 함께 해 보기도 하면서 정을 쌓았습니다.

억양과 쓰는 낱말이 달라 연길 선생님들의 발표내용을 알아듣기가 어려웠지만

수업에 대한 열정만은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녁엔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조선족들이 한데 모여 한국을 응원했다는 진달래광장에 나가 보았습니다.

우리 민족이 예부터 음주가무를 얼마나 즐겼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밤문화가 발달되었다고 하더니 낮에는 조용했던 광장이 밤엔 완전히 딴세상이었습니다.

온통 우리의 가요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주변에서 양꼬치 등을 팔고 있는 젊은이들은 우리말을 전혀 할 줄 몰랐습니다.

또 하나 신기했던 것은 연변에서 5일이나 머물렀는데 그 동안 전혀 더위를 느낄 수 없었다는 겁니다.

밤에는 오히려 선득선득한 기운이 들 정도의 날씨여서 모기조차 없었습니다.

밤문화가 발달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연길에서 첫날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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