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여태 몰랐던 새로운 음악가 한 사람을 알았으니까요.
'용재 오닐'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웃을 일이지만
부끄럽게도 저는 '리처드 용재 오닐' 그를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30여 년 전,
가난한 살림에 클래식음악에 잠시 빠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음악에 귀가 뚫리지 않았지만...
그리고 한 동안 먹고 사느라 음악과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이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용재 오닐을 들었습니다.
어제(1/19) 저녁,
KBS 2TV에서 2004년에 방영했던 인간극장 '용재 오닐의 뉴욕사모곡'
5편 모두를 컴퓨터를 통해 무려 2시간에 걸쳐 봤습니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참으로 멋있고 자랑스러운 대한의 청년이었습니다.
예술가는 그의 삶이 그가 타고난 재능과 하나가 될 때 빛을 보는 법인데
내가 보기에 용재 오닐, 그는 진정한 예술가였습니다.
그건 그가 전쟁고아로 미국에 입양되었던,
정신장애를 가진 미혼모였던 불우한 한국인 이복순의 아들로 태어나서가 아니라,
줄리아드음대가 최초로 만들어 낸 세계적 비올라 연주가여서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생각이 바르고 맑아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자질을
특별한 음악적 재능이 있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는 그가 저는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용재 오닐, 그에게 빠져버렸습니다.
그가 쓴 자서전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과
그의 음반 2개를 한꺼번에 주문했습니다.
그의 눈부신 활동을 기대합니다.
* 아래는 2004년 5월에 방영했던 KBS 2TV '인간극장'에 소개된 그의 삶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음악가 중 한 사람인
비올리스트 리차드 오닐(27). 그는 줄리아드 음악 대학원을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한 실력 있는 음악가다.
열 다섯 되던 해부터 독립해 고학으로 줄리아드를 마친 용재.
이런 리차드의 엄마는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한국인 입양아다.
성인이 되기까지 자신을 미국인으로만 여겼던 리차드.
그러나 그는 지금, 서툰 우리말로 자신을
한국이름 ‘용재’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한국을 떠나 온 지 올해로 48년. 한국말은 한 마디도 못 하지만
한글 이름 석자만큼은 잊지 않은 엄마 이복순(52) 씨.
엄마를 위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찾아 주고 싶은 아들 용재...
전쟁고아에 입양아. 그리고 장애를 가진 미혼모 복순씨.
팍팍한 삶이지만, 그래도 사랑이 있고 가족이 있어 인생은 아름답다.
■ 용재 IN New-York
네 살이 되던 1957년, 미국으로 입양된 용재의 어머니 콜린 오닐.
그녀가 기억하는 유일한 한국말은 그녀의 한국 이름 ‘이복순’이다.
어릴 적 앓은 열병의 후유증으로 정신지체 장애를 갖게 된 복순씨.
이런 엄마를 용재는 도리어 ‘특별한 재능이 있다’라고 말한다.
용재의 눈에 비친 엄마는 “비록 문법에 맞게 말을 하지 못하고
숫자에 약하지만 피아노도 혼자 마스터 할 만큼
음악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꽃다운 나이 스물다섯. 미혼모로 용재를 낳은 복순씨.
그녀의 양부모는 장애를 가진 양딸과 더불어 용재까지 키우게 되었다.
용재의 음악적 감성을 남다르게 여긴 리차드의 양할아버지, 할머니는
그에게 바이올린을 선물했고, 그때부터 리차드는
‘음악가’의 꿈을 키웠다.
■ 리처드, 용재 되다.
2001년, 꿈에 그리던 줄리아드음대 대학원에 입학하기까지,
단 한번도 자신을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리차드.
지난 2001년, 줄리아드의 한국인 교수 강효(56, 남)선생을 만나
그가 이끄는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의 단원이 된 리차드.
그 후 세종의 한국친구들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된 그의 삶은
‘한국사람’ 「용재」의 삶으로 바뀌게 되었다.
미국인으로, 뉴욕의 음악가로 살아가던 용재에게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낯선 나라였다.
그러나 숙명처럼 ‘한국’을 ‘엄마의 나라’,
또 하나의 조국으로 받아들이게 된 용재.
2002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대관령 음악축제'를 통해
한국에 처음 방문했던 그는 그 날 이후,
엄마에게 핏줄을 찾아 드리기로 결심 했다.
하늘 아래 둘 뿐인 엄마와 자신의 먼 친척이라도
찾고 싶다는 용재. 그는 세종의 한국인 단원들에게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한국에 대한 질문공세를 펴곤 한다.
김치와 고추장 잡채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한국은, 늘 그리운 어머니의 나라다.
■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
용재와 떨어져 미국 서부 오리건에 살고있는 복순씨.
평생 그녀의 큰 그늘이 되어주었던 양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힘든 나날을 보내던 복순씨에게
남은 생을 함께 하고 싶은 ‘애인’이 생겼다.
오매불망 용재뿐이던 복순씨의 마음에
사랑으로 파문을 일으킨 남자 빌(56).
그는 사랑하는 복순씨를 위해 자작곡을 부르며
오리건의 작은 카페에서 노래하는 무명가수다.
자신이 복순씨를 돕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장애를 가진 복순씨에게 큰 도움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빌.
입양, 장애, 미혼모... 힘든 삶을 살았지만,
중년에 찾아 온 사랑에 복순씨는 마냥 행복하다고..
한국말은 한 마디도 못 하지만 자신을 ‘한국사람’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오리건 댁 복순씨와 영락없는 미국 시골 아저씨
빌의 아름다운 동거는 현재진행형이다!
<주요내용>
- 1부 -
미국 서부 오리건주. 48년 전, 전쟁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복순씨는
이 곳에서 남자친구 빌과 그의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입양된 지 얼마 안 돼 앓은 열병으로 장애를 갖게 된 복순씨.
그녀는 중년에 만난 애인 빌과 사랑을 속삭이며 행복해 한다.
같은 시각. 미국 동부 뉴욕에 있는 그녀의 아들 용재는
비올라 연습이 한창이고. 줄리아드로부터 희소식을 접한 용재.
홀로 연습실에서 피아노를 치며
엄마와의 즐거웠던 추억에 잠긴다.
열다섯 살 때부터 자취를 한 용재의 요리 솜씨는 수준급.
가족과 함께 살고 싶은 용재는
돌아가신 양할머니와 엄마가 그립고..
며칠 후, 용재가 공항으로 누군가 마중을 나갔다.
- 2부 -
용재를 만나러 뉴욕에 온 복순씨와 빌.
뉴욕이 처음인 두 사람은 도시의 복잡한 풍경이 생경하다.
엄마를 위해 한국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용재는 가족들과 함께
코리아타운의 한국음식 식당으로 향하고.
용재는 두 사람에게 한국음식 먹는 법을 가르쳐준다.
처음으로 한 지붕 아래 잠을 청하는 세 사람.
다음 날, 빌과 복순씨는 용재와 함께 즐거운 ‘뉴욕’ 여행을 한다.
사랑하기에 행복한 복순씨와 빌,
그리고 두 사람을 보며 행복한 용재.
이제는 힘들었던 지난날을 ‘추억’처럼 이야기 할 수 있는 용재와 복순씨.
그러나 복순씨의 한국을 향한 그리움은 점점 커져 가는데..
- 3부 -
용재의 든든한 후원자인 세종솔로이스츠 이사장 김태자(56, 여)씨.
한국에 있는 그녀에게 용재는 특별한 부탁을 하고. 태자씨는 용재를 위해 홀트를 방문한다.
복순씨와 빌이 오리건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은 용재.
아침을 먹으며 취재진에게 한국에 관한 질문 공세를 편다.
미국의 권위 있는 신문 워싱턴 포스트에서 “빈틈없는 정확성, 집중된 에너지,
빛나는 음색을 가진 최정상의 현악 앙상블” 이라는 평을 받은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
용재는 강효교수가 이끄는 이 실내악단의 단원이다.
세종의 한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용재.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서점에 들러 한글 교재를 산다.
오리건에 돌아간 복순씨와 빌은 깨가 쏟아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강효교수는 용재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
- 4부 -
강효교수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고 감동한 용재.
스승에게 ‘훌륭한 제자’, 제자에게 ‘부모님 같은 스승’인 두 사람이다.
공연을 위해 미국 동남부의 내슈빌에 간 세종솔로이스츠와 용재.
용재는 이 곳에서도 한국어 공부에 여념이 없고.
현재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비올리스트중의 한 사람인 용재는
음악회에서 유감없는 실력을 발휘해 청중으로부터 환호를 받는다.
오리건의 복순씨와 빌은 다정한 나날을 보내고.
연주회가 끝나고 한국 식당에 들러 김치까지 얻은 용재.
그가 낯선 곳에 서 있다.
- 5부 -
오리건의 엄마를 찾아 온 용재는 복순씨가 일하는 빌딩에 들러
엄마 일을 돕는다. 용재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밥'을 지은 빌. 세 사람은 오붓한 저녁 식사를 한다.
빌과 용재는 특별한 음악회를 위해 연습을 하고
두 사람은 빌이 일하는 카페에서 감동적인 연주를 한다.
장애를 가진 엄마를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 말하는 용재.
용재는 자신의 음악적 소질이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 날. 나들이에 나선 세 사람은 전망대에 올라가
비행기를 날리며 인생이 항상 지금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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