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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니콜스 부부 그들을 존경하지 않으렵니다. - 엘렌가족 이야기

by 정가네요 2008. 12. 21.

 

김천여고 학생들이 나오는 '도전 골든벨'을 보고
1TV에서 방송하는 KBS스페셜 '엘렌가족 이야기'를 봤습니다.

 

저는 8년 전, 정말 우연히 봤던 그 프로그램이 준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방송에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아버지'란 이름을 붙였지만,
니콜스 부부 그들에겐 자식을 키우는 일이 그저 행복한 일이기만 했습니다.
그들 부부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너무나 평범한 일이었으니까요.

'아빠, 엄마'라고 부르는 그 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았다고 하는 니콜스 부부.
부모는 자식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그 분들.

 

평생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미국인 니콜스 부부에겐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입양한 킴, 마크, 엘렌, 새라라는
4명의 한국인 아들과 딸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입양할 당시부터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눈이 보이지 않는 부부가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그것도 한 아이는 심한 자폐증까지 가진 아이를
당당하고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내다니요.

 

그 모습은 거룩하기조차했습니다.
그분들의 얼굴 표정이 어쩌면 그렇게 평화로울까요?

 

8년 후, KBS에서 다시 찾아간 니콜스 가족.
두 아들은 입양 후 몇 번의 수술을 거쳐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회복하여 각각 독립해서 집을 나갔고,
대학생이었던 큰딸 엘렌도 비장애인 남편과 결혼해서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엘렌은 아버지의 한없는 사랑을 얘기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일흔 가까운 나이로
오랜 공무원직 은퇴를 앞두고 있는 니콜스 씨는
스물다섯 나이에 아직도 정신연령이 두 살배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막내 딸 새라의 기저귀를 갈아주며
그 일이 하나도 어렵지 않고 딸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에게 입양된 사람"이라고 하며,
"사랑은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며 말입니다.
 
니콜스 부부 얘기, '엘렌가족 이야기'는
신체적 장애가 결코 삶의 장애가 될 수 없음을 증명하고도 남았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그분들을 보면서 앞으로 저는
뭣이든 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못할 것 같습니다.

 

못 보신 분들은 '다시보기'로 꼭 한번 보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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