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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소개

『지리산학교 요리 수업』

by 정가네요 2022. 11. 16.

*

들꽃 ‘양영하’ 씨가 책을 냈다.

그것도 아주 폼이 나는 멋진 요리책을.

일찍부터 짐작했던 일이다.

 

20여 년 전쯤,

지인들과 함께 버스를 대절하여

섬진강과 지리산 일대로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점심을 지리산 자락의 화개면 부춘리에 있는

‘토담농가’에서 먹게 되었는데

거실에 들어서며 차려 놓은 음식을 보는 순간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모두들 크게 손뼉을 쳤다.

 

정성스럽게 차려 놓은 음식들이

한눈에 보기에도 아주 먹음직스러웠다.

거의가 지리산 자락에서 나는 나물 반찬이었다.

맛이야 두말할 것도 없었다.

 

집에 돌아와 ‘토담농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첫눈에 들어온 글의 제목이 ‘그리움을 널다’였다.

도회지로 나가 공부를 하는 아들이

기숙사생활을 하다가 주말에 가져온 빨랫감을

빨랫줄에 널며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다.

남편이 써 놓은 글에도 인간미가 가득했다.

 

그날 이후 나는 수시로 ‘토담농가’에 들어가

주인장들의 글에 댓글을 달곤 했다.

작은 민박을 하며 손님에게 식사대접까지 하곤 했는데

민박을 한 손님들의 사진을 일일이 올리고

여행 뒤에도 서로 마음을 나누는 내용들이었다.

 

그렇게그렇게 쌓아온 인연이 20년이 넘었다.

이제는 너무 많은 손님들이 토담농가를 찾아와

손님들에게 식사대접까지는 하지 않지만

언제라도 내가 찾아가면 정말 반가워하고 기뻐했다.

 

그 뒤, 영하 씨는

‘지리산학교’의 발효산채요리반에서

오랫동안 요리 수업 선생님을 해 왔다.

그리고 그녀의 음식솜씨가 책으로 나온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리라 믿는다.

 

‘들꽃’ 양영하 씨의 남편 ‘토담’ 공상균 씨는

이미 2년 전에 땅 냄새, 사람 냄새 가득한

『바람이 수를 놓는 마당에 시를 걸었다』란 책을 내어

지리산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가 되었다.

이제 두 사람은 부부작가가 된 것이다.

 

지리산 자락 부춘마을에는 ‘지리산토담농가’가 있고

거기에 들꽃과 토담 부부가 정답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