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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은 기후가 맞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않거나 열매를 떨어뜨려
스스로 제 생명을 보존합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키우는 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니까요.
올 여름은 유난히 더위가 길고 볕도 강했습니다.
제가 사는 김천지역엔 장마 이후에
비다운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매일 한 시간씩 식물들에게 물을 뿌려주지만
감당이 불감당입니다.
옥잠화는 향기롭게 피는 꽃도 예쁘지만
싱싱하게 자라는 넓은 잎이 매력적인 식물입니다.
그런데 우리집 진입로의 옥잠화가
올해는 꽃이 예년의 반의 반도 안 피었습니다.
잎도 햇볕에 타서 싱싱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몰골이 정말 말이 아닙니다.
마지 못해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다른 나무들도 불쌍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제발 푹 많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