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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함께 일 년에 두어 번씩
국내여행을 하는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날짜만 정하고서 여행장소는 출발하면서 생각하는
그야말로 묻지마 여행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게 되니
거듭해서 찾게 되는 여행지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한 회원이 요즘
전국적으로 예쁜 민간정원들이 많이 생기니
그걸 찾아가는 여행이 어떻겠냐고 제의했습니다.
그게 좋겠다고 찬성하고서 이번엔
경남지방의 민간정원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함양, 산청, 사천, 통영, 고성, 남해 등을 돌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경남지역만 해도 수십 곳의 민간정원들이 생겼는데
뜻밖에 장삿속으로 만든 것들이 많았습니다.
커피숍이나 예식장 같은 영업을 하면서
정원 비슷하게 장식을 하는 거지요.
주인이 애정을 갖고 오랜 세월에 걸쳐
정성을 들여 가꾼 그런 장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 중 '산청포레스트(세양수목원)'란 곳은
제법 잘 가꾸어 놓은 곳이었는데
등록은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개방하지 않고
내년에 개원을 한다고 하더군요.
칠순쯤 되어 보이는 노인이
5만 평의 땅을 22년 동안 가꾸었다고 하면서
불쑥 찾아간 사람들을 반가이 맞이하고
직접 안내해 주셨습니다.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계신 듯했는데
손가락의 마디마디가 온통 울툭불툭하였습니다.
나도 작은 정원을 가꾸고 있기 때문에
그것 하나만으로도 주인장의 노고와 정성이
얼마나 컸을지 능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수국이 활짝 피는 내년 6월쯤 다시 찾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 곳은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바로 남해에 있는 '섬이정원'입니다.
꼬불꼬불한 산길로 깊숙이 들어가니
멀리 남해가 환히 내려다 보이는 명당에
정원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무인매표소에서 5,000원짜리 입장권을 끊어
입구에 있는 함에 넣고 들어가니 꽃이 드문 이 계절에
아직도 많은 꽃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은 포토존들이 많아
젊은이들이 인생샷을 찍기에 딱 좋은
아름다운 민간정원이었습니다.
꽃이 많은 계절에 다시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섬이정원 사진은 대부분 동료들이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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