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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맡았던
마을 이장을 다른 이에게 넘겼습니다.
별로 힘든 일은 없었지만 자잘하게 신경 쓰는 게 싫었는데
맡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 미련 없이 넘겼습니다.
오늘 3년 동안 모아 두었던
회의서류를 정리하면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저기 쌓아두었던 서류 가운데
깨끗한 것만 골라 이면지로 쓰려고
스테이플러(호치키스) 심을 뽑고 한 곳에 쌓으니
높이가 자그마치 30센티 가까이나 되었습니다.
교사로 근무할 때는 이면지를 사용하라고
입이 닳도록 잔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시골 이장을 하면서 받은 서류 중
깨끗한 종이들만 이렇게나 많이 남았습니다.
이만큼 많은 종이들이 사라졌을 텐데도 말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종이 사용량은
2020년 기준으로 연간 약 190kg으로
전 세계 평균의 3배 정도라고 합니다.
1인당 종이컵 사용량은 연간 250개 정도나 되고요.
우리나라는 폐지를 수입하는 나라인데 말입니다.
전 세계가 하루 동안 소비하는 종이를 생산하려면
자그마치 1,200만 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게 얼마만한 양인지 저는 짐작도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종이 소비는 늘어나겠지요.
매일 매일 엄청난 면적의 숲이
종이를 만들기 위해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몽당연필은 아직 심심해』의 주인공은
그 당시에 변소(화장실)에서 신문지로
뒤를 닦을 수만 있어도 마냥 행복했을 겁니다.
우리는 지금 모든 게 너무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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