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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아내는 공교롭게도
둘 다 황반변성을 앓고 있습니다.
황반변성은 글자 그대로 눈의 망막에 있는 황반이 손상되어
잘못되면 시력까지 잃게 되는 무서운 병입니다.
며칠 전에는 예술총감독인 탤런트 송승환 씨가
황반변성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실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아내와 저는 다행히도 병이 조금 일찍 발견되어
두어 달에 한 번씩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으며 약으로 병의 진행을 막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발병한 지 이미 7년 정도 되어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만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병이 발견된 지 오래지 않은 아내는
너무 크게 실망하여 귀가 얇아진 탓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습니다.
누구의 말을 들었는지 올해는
해마다 집에 여기저기 많이 심는 메리골드로
꽃차를 만들어 마시겠다는 겁니다.
알고 보니 시력에 도움을 주는 눈영양제에는
거의 모든 약에 메리골드 성분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꽃차의 효능을 크게 믿지 않는 편이지만
아내의 강권으로 메리골드차를 마셔야 할 것 같습니다.
메리골드는 향이 강한 꽃이지만 말려서 볶으면 향도 약해져
그런대로 물처럼 마실 만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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