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자 손녀가 시골에 왔다갔습니다.
손녀는 8살로 학교에 막 입학한 초등 1학년이고,
손자는 올해 4살이라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딸 내외는 부부공무원입니다.
지난해 가을, 사위가 아이 둘을 키우려고 용감하게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에
자기가 계획한 일도 좀 하려고 그랬다네요.
그런데 그넘의 코로나 때문에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밥을 해 먹이느라
자기 일은 아무것도 못했다고 합니다.
손녀는 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1학기 내내 학교에 채 열 번도 못 갔다고 합니다.
2주에 한 번 등교,
그것조차 한 반 친구들을 반으로 나누어 등교를 시키니
반 친구들 얼굴도 제대로 모른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선생님조차도 아이들 얼굴을 잘 모른다고 합니다.
말이 학교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시골에서는
아이들이 매일 등교를 하고 방과후학교까지 합니다.
방과후학교 종목도 아주 다양합니다.
드론, 배드민턴, 영어, 로봇과학, 컴퓨터, 합창, 골프, 미술
아이들이 심심할 여가가 없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을 돌보던 사위가 다시 직장에 복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이번에는 딸이 휴직을 하고
내가 있는 시골에 방을 하나 구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오기로 한 모양입니다.
원치 않는 주말부부가 된 거지요.
그러지 않아도 할아버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손녀는 신이 났습니다만
이게 도대체 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가 사람들의 삶을 온통 뒤흔들어 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