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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이야기

왜 자꾸만 띄어 쓸까? -ㄴ지, -ㄹ지

by 정가네요 2012. 9. 13.

*

요즘 TV 속의 자막을 보면

붙여 써야 할 글자를 이상하게 자꾸만 띄어 쓰는 게 있습니다.

제가 한 동안 모아 본

아래 예문들 속에서 밑줄 그은 것들은

하나같이 모두 붙여 써야 하는 것들입니다.

 

  

수돗물에 독성물질이 포함됐는 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

어쩌면 그렇게 예의도 밝고 착한 지 정말 놀랐어요.

기성용이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그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지 여부였다

 

정당법에 저촉되는 지 입증하기가 어려울 것

그래서 그들과의 이별이 더 아쉽게 다가오는 지도 모른다

법적 대응이 가능한 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주 5일 수업제를 얼마나 도입할 지는 미지수다.

여러 현안들을 갖고 등원할 지 표결을 해서 당론으로 결정하자

기득권 내려놓기를 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왔다

내가 한국에 남게 되면 어떤 대우를 받게될 지 나도 전혀 모르는 상태"

다른 역점사업이 많아 실제 집행될 지는 미지수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어떤 수준의 조의를 표명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얼마나 변화를 시도 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기쁨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큰 우리 집값은 떨어지고 작은 집은 올라서 팔아도 돈이 될 지 모르겠어요

 

마지막까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정도였다.

중진 의원들의 자발적 용퇴로 이어질 지 향후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지지율 상승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이나

 

언제 어떤 식으로 추가 비리가 터져 나올 지 몰라 갈피를 잡지 못한 상태다.

기성용이 풀럼의 러브콜을 어떻게 생각할 지가 변수라면 변수

주말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 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럼 왜 띄어 쓸까요?

그 이유는 '그를 만난 지 꽤 오래되었다.'처럼

의존 명사 '지' 앞에 어미 '-(으)ㄴ'이 붙은 활용형이 오면 띄어서 쓰기 때문에

착각을 하고 '지'자만 보면 모두 띄어 쓰는 겁니다.

 

의존 명사 '지'는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로,

 

'집을 떠나 온 지 어언 3년이 지났다.'

'강아지가 집을 나간 지 사흘 만에 돌아왔다.'와 같이,

'시간의 길이'와 관련된 문맥에서만 쓰입니다.

 

심지어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난 형처럼 떨 지 않을 거야.'

할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