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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동산 일기

가을걷이 - 땅콩, 고구마, 토란대

by 정가네요 2011. 9. 28.

 

*

가을걷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봤자 서너 가지밖에 안 되지만......

 

엊그제 휴일에 조카들을 불러 땅콩과 고구마를 모두 캤습니다.

비가 너무 오랫동안 내린 탓도 있지만 땅콩은 연작할 경우에 소출이 제일 많이 줄어든다는 것도 모르고

지난해 심었던 자리에 그대로 다시 심었더니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양이 적었습니다.

 

 

 

고구마는 내년부터 심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너 번 심어봤지만 한번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많이 달렸을 거라 기대하고 캐 보면 실망스럽게도 애기들 고추만한 것밖에 안 나오니......

게다가 쇠스랑으로 땅을 모두 파뒤집어야 하는 그 노동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오죽하면 젊은 조카가 반 고랑도 안 캐고서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을까요.

 

 

 

토란대도 모두 베었습니다.

토란대는 가장 바깥에 있는 잎이 시들시들 시들기 시작하면 잘라주어야 합니다.

 

 

 

옆지기는 토란 욕심이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제법 많이 심었는데 언제 저 껍질을 다 벗겨 말릴지 모르겠습니다.

토란대는 껍질을 모두 벗긴 후 잘 말려두었다가 육개장에 넣어 먹거나 겨우내 밑반찬으로 쓴답니다.

어른손 크기 정도로 잘라 말리면 쉽게 잘 말라 건조하는 건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토란대 말린 것은 300g 한 봉지에 18,000원이나 할 정도로 고급 식재료랍니다.

오늘은 토란 뿌리도 모두 캐내어 알뿌리를 정리할 작정입니다.

내년 농사를 위해 실한 알뿌리를 골라 겨우내 창고에서 잘 갈무리해야겠지요.

옛날엔 그 알뿌리로 토란국도 더러 끓여먹었는데 이젠 그것도 그만 옛날맛이 되어버렸습니다.  

  

 

 

 

여름 한철 동안 온 마당을 향기롭게 해주었던 옥잠화 꽃대도 모두 잘랐습니다.

꽃대만 추레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게 보기 싫어서지요.

남은 잎은 그냥 그대로 말라서 내년에 새로 올라올 순을 겨울 내내 보호해줄 겁니다.

그렇게 한 삶을 잘 마치고 또 다른 삶으로 계속 이어지는 거지요.

우리 사람만이 영원토록 늙지 않고 악착같이 오래 살려고 바락바락 애쓰나 봅니다.

추한 모습 보이지 말고 식물들처럼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이 전혀 다른 모습이지요?. 남은 잎은 겨우내 그대로 두어 새순을 따뜻하게 지켜주도록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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