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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

화엄사 구층암의 모과나무 기둥

by 정가네요 2007. 4. 5.

 

* 화엄사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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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레 구례 화엄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20여 년 전에 찾아갔던 화엄사라 입구가 어디인가조차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씩씩하고도 장엄한 건물 각황전을 보았습니다.
아, 각황전 옆에는 아직도 홍매가 붉게 피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꼭 봐야 하는 것은
대웅전 뒤의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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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층암으로 가는 길은 무척 정겨웠습니다.
짧고 호젓한 오솔길 끝에 구층암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명자나무가 반가이 맞아주는 구층암 마당에 들어선 순간,

몇 해 전에 충남 서산의 개심사에서 받았던 그 충격.
구불렁구불렁 나무가 생긴 모습 그대로 건물의 기둥과 보로 삼은
개심사 심검당을 보았을 때 받았던 그 충격을 다시 한번 맛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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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진으로 익히 보았던 거였지만
나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모과나무 두 그루가 하나는 똑바로,
또 한 그루는 뿌리를 하늘로 향하고서 주춧돌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우람한 모과나무 둥치를 손 하나 대지 않고
통째로 번쩍 안아서 기둥으로 앉힌 목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천불전 뜨락에는 언젠가 또 기둥이 될 아름드리 모과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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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급하게 구층암에 오겠다고 결정한 터라
구층암 천불전 처마 밑에 있다는 그 유명한 조각품들,
사자상과 함께 거북이를 타고 앉은 토끼상을 보고 올 생각을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아니,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가서 볼 것을 남겨놓아야 하니까요.
다음에 구층암을 찾으면 처마 아래 낙숫물 떨어지는 곳에
조로록 피어 있던 그 예쁜 봄맞이꽃도 꼭 찍어 와야겠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108계단을 올라 4사자삼층석탑이 있는 효대에 들렀지만
내 머릿속에는 온통 모과나무 기둥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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