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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

남해 물건방조어부림

by 정가네요 2007. 1. 9.

 

* 남해 물건방조어부림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가면

해안선을 따라 초승달처럼 예쁘게 생긴 방조어부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이름도 야릇한 '물건방조어부림(勿巾防潮魚付林)'입니다.

어부림은 보통 바다고기를 보호하고 번식처를 제공하는 기능을 가진 숲을 말하는데

이 숲은 마을을 바람이나 파도로부터 지켜줄 뿐만 아니라

숲의 초록빛이 물고기떼를 불러들인다고 해서 '방조어부림'으로 부르는 듯합니다.

물건방조어부림은 가슴으로는 넓은 바다를 품고

등에는 남해의 특산물인 마늘을 가득 심어 놓은 밭들을 업고 있습니다.



 
지난 1962년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된 이 방조어부림은

약 300년 전에 부락민들이 방풍과 방조를 목적으로 심었고

숲이 해를 입으면 동네가 망한다고 굳게 믿어 지금까지 잘 보호되어 왔다고 합니다.

2만5천여㎡에 달하는 이 숲에는 1만여 그루의 나무가

너비 30m 안팎으로 1.5㎞의 해안을 따라 울창하게 우거져 있습니다.

숲 사이로 언뜻언뜻 몸을 뒤척이는 바다가 보이겠지요.

이 숲에는 남부지방의 방풍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록수림과 달리

팽나무 느티나무 등 낙엽성 활엽수가 우점종을 차지하고 있으며,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참느릅나무, 이팝나무, 소태나무,

때죽나무, 후박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큰 나무가 2천여 그루, 그 아래 작은 나무들이 8천여 그루에 달한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일행들과 함께 가던 길이라 가까이 가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여름에 꼭 다시 가 보고 싶습니다.




물건리 마을의 뒤쪽으로 이 숲이 내려다 보이는 산 아래에는 이국적인 모습의 주거지가 조성되고 있는데

이 마을은 남해군이 몇 년 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독일마을로

60~70년대 광부와 간호원으로 독일로 건너가 일하다가 이제 노인이 된 그분들에게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독일에서 20년 이상 근로자로 일했던 사람만 입주할 수 있으며,

주택은 반드시 독일식으로 지어야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