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가면
해안선을 따라 초승달처럼 예쁘게 생긴 방조어부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이름도 야릇한 '물건방조어부림(勿巾防潮魚付林)'입니다.
어부림은 보통 바다고기를 보호하고 번식처를 제공하는 기능을 가진 숲을 말하는데
이 숲은 마을을 바람이나 파도로부터 지켜줄 뿐만 아니라
숲의 초록빛이 물고기떼를 불러들인다고 해서 '방조어부림'으로 부르는 듯합니다.
물건방조어부림은 가슴으로는 넓은 바다를 품고
등에는 남해의 특산물인 마늘을 가득 심어 놓은 밭들을 업고 있습니다.
약 300년 전에 부락민들이 방풍과 방조를 목적으로 심었고
숲이 해를 입으면 동네가 망한다고 굳게 믿어 지금까지 잘 보호되어 왔다고 합니다.
2만5천여㎡에 달하는 이 숲에는 1만여 그루의 나무가
너비 30m 안팎으로 1.5㎞의 해안을 따라 울창하게 우거져 있습니다.
숲 사이로 언뜻언뜻 몸을 뒤척이는 바다가 보이겠지요.
이 숲에는 남부지방의 방풍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록수림과 달리
팽나무 느티나무 등 낙엽성 활엽수가 우점종을 차지하고 있으며,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참느릅나무, 이팝나무, 소태나무,
때죽나무, 후박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큰 나무가 2천여 그루, 그 아래 작은 나무들이 8천여 그루에 달한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일행들과 함께 가던 길이라 가까이 가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여름에 꼭 다시 가 보고 싶습니다.
물건리 마을의 뒤쪽으로 이 숲이 내려다 보이는 산 아래에는 이국적인 모습의 주거지가 조성되고 있는데
이 마을은 남해군이 몇 년 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독일마을로
60~70년대 광부와 간호원으로 독일로 건너가 일하다가 이제 노인이 된 그분들에게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독일에서 20년 이상 근로자로 일했던 사람만 입주할 수 있으며,
주택은 반드시 독일식으로 지어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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