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사진

성주 세종대왕자태실(星州世宗大王子胎室)

by 정가네요 2006. 11. 14.

 

* 성주 세종대왕자태실 (星州世宗大王子胎室)

 

           -  국가지정 사적 제444호 /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산8


 

 

 (태실로 오르는 길)

 

 

세종대왕자태실은 성주군 월항면 선석산 아래의 태봉(胎峰) 정상에 있으며,

세종의 18왕자와 세손 단종의 태실 등 19기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

태실(胎室)은 왕실에 왕자나 공주 등이 태어났을 때 그 태를 넣어두던 곳을 말한다.  

 

 

 

  

전체 19기 중,

14기는 조성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금성대군 등 다섯 왕자의 태실은

연꽃잎이 새겨진 네모난 받침돌을 제외한 다른 석물은 파괴되어 남아 있지 않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하자

이에 반대하여  단종복위를 도모하다가 죽은 금성대군과

한남군, 영풍군, 화의군 및 안평대군의 태와 태실비는 파내어 태봉 아래로 버렸다고 하는데

1975년에 태실을 보수 정화하면서 5기의 받침돌을 찾아서 제 자리에 앉혔다고 한다.

 

 

 (몸돌과 뚜껑돌 등의 석조물이 모두 없어진 안평대군의 태실과 부러진 태비)

 


세조 태실의 경우에는 세조가 등극한 뒤 세조의 태비 앞에

홍윤성이 글을 짓고 특별히 귀부를 마련하여 가봉비(加封碑)를 태실비 앞에 세웠으나

지금은 심하게 마모되어 판독이 불가능하다. 

 

 

 (세조로 등극한 진양대군(수양대군)의 태실과 태비, 그리고 가봉비)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죽은 금성대군의 태실 받침돌)

 

 

화강암으로 깍은 19기의 태실은

조선태실 의궤(儀軌) 형식으로 지하에 석실을 만들고 그 안에 백자로 된 태호(胎壺)를 넣었다.

태호 속에는 태항(胎缸)과 태주(胎主)의 이름 및 생년월일을 음각한 지석(誌石)을 넣고

지상에는 받침돌, 몸돌, 뚜껑돌의 형식을 갖춘 석조물을 안치하는 한편

각 왕자의 태실을 가리키는 표석을 세웠다.

 

 

 ( 사진의 왼쪽 아래 보이지 않는 맨 구석에 세손인 단종의 태실이 자리잡고 있다.)

 

 

 (외롭게 삼촌들의 태실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세손 단종의 태실)

 

 

이 태실은 조선 세종 20년(1438년)에서 24년(1442년)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태봉에는 당초 성주이씨의 중시조인 이장경의 묘가 있었는데

왕실에서 이곳을 태실로 쓰면서 그의 묘를 옮기고 왕자들의 태를 안치하였다고 한다.

한편, 1977년 태실 보수시 발견된 분청인화문대접과 분청상감연화문 뚜껑 1벌,

명기가 있는 지석 2점이 현재 경북대학교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고 하며,

그밖의 것들은 1929년에 왕가로 모두 옮겨갔다고 한다.  

 

 

 (명당으로 알려진 왕자들의 태실 가는 길에 근래에 몰래 만든 민간인의 무덤)

 

 
세종대왕자태실은 조선초기 태실형태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왕자태실이 이렇게 완전하게 군집을 이룬 것으로는 유일하고,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왕조교체와 함께 왕실 태실 조성방식의 변화 양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왕자들의 명복을 빌기 위한 원찰(願刹)인 선석사)

 


문종실록에 보면,

풍수학(風水學)에서 말하기를

"태장경(胎藏經)에 '하늘이 만물(萬物)을 낳는데 사람으로써 귀하게 여기며,

사람이 날 때는 태(胎)로 인하여 장성(長成)하게 되는데,

하물며 그 현우(賢愚)와 성쇠(盛衰)가 모두 태(胎)에 매여 있으니

태란 것은 신중히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명당을 가리고 때에 맞춰 태를 묻어야

자신의 일생이 복을 받고 후손에게 복이 온다는 풍수적 믿음을 굳게 지녔던 것이다.

그것이 어머니 자궁 속 태아의 생명줄이었던 태를 소중히 여긴 이유인 것이다.

 

 

'여행과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방렴을 아시나요?  (0) 2007.01.02
남해 금산 해맞이  (0) 2006.12.31
찻집 '풍경'  (0) 2006.11.12
대구 달성군 교항리의 장승  (0) 2006.11.01
능여계곡의 가을  (0) 200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