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계를 키우는 지인이
금계 알 5개를 주었습니다.
금계는 금빛으로 빛나는 닭입니다.
완상용 닭이지요.
그런데 금계는 알을 잘 품지 않아서
대부분 부화기로 부화를 시킨다고 합니다.
우리집 닭들은
모두 자연부화를 시켰기 때문에
포란의 욕심들이 큽니다.
집에서 어쩌다 닭을 잡을 때는
양파망으로 만든 잠자리채로 잡기 때문에
닭들은 내가 잠자리채만 들면 도망을 갑니다.
그리고 닭을 잡은 뒤에는 몇 날 며칠 동안
닭들이 나를 저승사자를 본 듯 외면하곤 합니다.
그런데 포란을 할 때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느 정도로 닭이 알에 집착하는가 하면
그 무서운 잠자리채를 머리에 뒤집어씌워도
절대로 도망을 가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암닭은 며칠 동안 알을 낳은 다음엔
본능적으로 알을 품기 시작합니다.
자기 알이 없으면 다른 알을 품는데
그때는 둥지에서 비켜주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알을 꺼집어낸 빈 둥지에 종일토록 앉아 있습니다.
열흘 이상 포란을 하는 녀석도 있는데
알을 품을 때는 전혀 알도 낳지 않습니다.
꽁지를 잡고 둥지에서 꺼집어내어도
또 다시 둥지로 들어가곤 합니다.
그래서 유난히 포란에 집착하는 암닭
한 마리를 잡아서 금계 알을 품게 했습니다.
별도로 작은 포란실을 마련하고
금계알 5개를 둥지에 넣고 가두었습니다.
처음엔 밖으로 나오려고 부산히 움직이더니
한 시간 뒤에 가서 보니
얌전하게 알을 품고 있더라구요.
금계를 일반 닭이 품어
부화를 시키는 건 무척 어렵다던데
제대로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알을 미처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습니다.
금계의 알은 초란만큼 작았습니다.
금계는 포란기간이 닭보다 이틀 더 길어
23일이라고 합니다.
포란 사흘째입니다.
금계 수컷입니다.
금계 암컷입니다.
지난 3월에 태어난 병아리들은 이만큼 자랐습니다. 수탉 2마리, 암탉 4마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