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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읽을거리

당신의 나라는 어디입니까? / 김미옥

by 정가네요 2020. 1. 28.


- 당신의 나라는 어디인가


오늘 아파트 경비실에 아저씨의 베트남 며느리가 도시락을 들고 왔다.
큰 눈을 순하게 껌벅이며 인사하는데 한국말이 제법이다.


내가 아는 국제결혼 부부들은 대부분 여자가 한국인이고
남편의 나라에서 정착할 생각을 하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인들과의 결혼이다.


그런데 최근 일자리를 찾아 왔거나
어떤 경로를 통해 결혼한 외국인들은 한국에 정착을 한다.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출신들이 많다.

세대를 넘어가면 후손은 한국인이 될 것이다.
여러 문화가 정착하면서 그 또한 당연하게 흡수되리라 생각한다.
그들만의 리그인 이민과는 다른 성질이어서 다문화가족이라고 해도 결국은 한국화될 것이다.

문득 에티오피아 검은 유대인들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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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작품 중에 '에티오피아의 검은 유대인' 사진이 있다.

이 흑인들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3천년 동안 유대교의 계율을 지키며 살아왔다.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박해를 피해 산속에 촌락을 이루고 구약성서 ‘모세의 땅’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며 그 세월을 견딘 것이었다.

이들을 발견한 것은 19세기 영국인 선교사였고 이스라엘의 랍비들이 찾아와 확인한 결과 이들은 진정한 검은 유대인이었다.
1984년 이들이 기근으로 굶어 죽어가자 이스라엘은 엄청난 수송작전으로 그들을 데리러 왔다.


그 후에도 몇 번이나 에티오피아의 검은 유대인을 실어 날랐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요구한 터무니없이 비싼 몸값도 미국 내 유대인들의 기부로 지불했다.


인종의 문제가 아니다.
종교가 같으면 같은 동족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그들을 같은 피부 같은 인종 ‘이물질’로 여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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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리브 엔 비컴(Live and Become)〉
1984년 이스라엘이 에티오피아의 검은 유대인들을 데리러 왔을 때 일어난 일이다.

아프리카 피난 캠프에 있던 기독교인 흑인여자가 아들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기 위해 유대인이라고 속이고 이스라엘로 보낸다.

아들이 그 나라에 가서 교육을 받고 인간답게 살 수 있기를 희망했다. 매달리는 아들을 밀어내며 'Go! Live and become! and Don't come back until then.' 외친다.


아들은 엄마와 헤어져 이스라엘의 백인 가정에 입양된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유대인 행세를 하지만 엄마가 그립다.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겪으며 그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파리로 떠난다.


이 영화감독 ‘라두 미하일레아누’다.
그리고 음악감독은
어제도 얘기한 바로 그 아르망 아마르(Armand Amar)다.
그리고 보니 3일째 아르망 아마르 음악만 듣는다.


종교가 국가가 되는 나라에 대하여 생각한다.
전쟁 중에서도 종교전쟁이 제일 잔인하고 파괴적이지 않은가.
나 같은 유물론자에게 우울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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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 리브 엔 비컴 트레일러다, 1984년 모세작전으로 시작된다.
https://youtu.be/4O1tBFje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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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2 : OST중 그나마 밝은 음악

YOUTUBE.COM
Va Vis et Deviens (Go, See, and Become) OST 2005


HUMAN 다큐영화 OST가 있네요. 정말 아르망 음악 다워요. 전곡이 다 들어있으니까 일단 들어보세요. 최고네요. https://youtu.be/uog4eCZTUX4
HUMAN's Musics - A film by Yann Arthus-Bertrand / Composed by Armand A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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