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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이야기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르다

by 정가네요 2019. 5. 26.


*
'다르다'와 '틀리다'는
분명히 그 뜻이 다른 단어인데
틀리게 쓰는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대개는 '다르다'를 써야 할 경우에 '틀리다'를 쓰고 있습니다.
아마 90% 이상의 사람이 틀리게 쓰고 있을 겁니다.
아래는 모두 틀린 표현들입니다.


도시와 달리 시골에 오니까 인심이 확실히 틀려요 --> 달라요
아들이 아버지와 얼굴이 많이 틀리네 --> 다르네
고장난 걸 감쪽같이 고치다니 기술자는 역시 틀려 --> 달라
쌍둥이도 서로 성격이 틀리다고 하던데 --> 다르다고
저와는 의견이 많이 틀리네요 --> 다르네요

*
'다르다'는 "서로 같지 않다"의 뜻이고,
'틀리다'는 "맞지 않고 어긋나다"의 뜻이니
아래와 같이 써야 바르게 쓴 것이 됩니다.

*
그녀는 나와 취향이 다르다.
성격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쉽지 않다.
배송되어 온 물건은 내가 주문한 것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저녁부터 비가 올 거라던 일기 예보가 틀렸다.
계산이 틀려서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잘못 내어 준 것 같다.
노동 관계법이 일괄 타결되리라던 그의 예상이 틀리고 말았다.

*
어떻게 보면 
'다르다'는 상대를 인정하는 말이고 
'틀렸다'는 상대를 무시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서로 상대를 인정해 주고 살면 참 좋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르다'를 써야 할 경우에 '틀리다'를 쓰고 있습니다.
은연중에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르다'를 바르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너와 달라"라고 말합니다.

그 말 속에는 
왠지 '나는 너와는 아주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는 
우월감과 교만이 섞여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아주 나쁜 말투입니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 존중해주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미지: 식물, 꽃, 나무, 실외,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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