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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국'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소녀가 있었습니다.
국이는 같은 마을에 사는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는 국이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냉담하게 대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자가 마을의 뒷산으로 나무를 하러 가게 되자
국이도 몰래 그 남자를 뒤따라 산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나뭇가지를 붙잡고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에 달려온 남자가 국이를 살리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남자가 내미는 손을 채 잡지 못하고
국이는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에 그 남자 또한 자신이 국이를 죽였다는 자책감에
스스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부모는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알고 둘을 나란히 묻어주었고
그 후 둘의 무덤에 예쁜 꽃이 피어났으니
그 꽃이 바로 수국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국이의 진심을 몰라주었지만
죽음을 앞두고서야 남자가 국이의 진실된 사랑을 알게 되었던 것처럼
꽃은 색깔은 갈수록 짙게 변해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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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국의 꽃말도
'처녀의 꿈, 냉정, 무정, 거만, 변심' 등으로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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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의 한자 이름은 수구화(繡毬花)인데,
'비단 수, 공 구, 꽃 화'이니
수구화는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의미입니다.
아마도 '수구화 --> 수국화 -->수국'으로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