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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 글

배추가 다섯 번 죽어야 제맛 나는 김치

by 정가네요 2012. 12. 5.

*

김치에게 배우는 노마지지

 

각종 비타민과 영양소, 유산균까지 그득 들어있는 종햡영양식품인 김치,

김치가 제맛을 내려면 배추가 다섯 번 죽어야 합니다.

배추가 땅에서 뽑힐 때 한 번 죽고,

통배추의 배가 갈라지면서 죽고,

소금에 절여지면서 다시 죽고,

매운 고춧가루와 짠 젓갈에 범벅이 돼서 죽고,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혀 다시 죽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냅니다.

이러한 김치는 황소불통인 나이 든 이들에게 한 수 일러줍니다.

풋내 나는 겉절이 인생이 아닌 농익을 인생을 살라고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성질, 고집을 죽이면서 살아야 합니다.

...

노마지지老馬之智라고,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는 법입니다.

원숙한 지혜를 썩히지 말고 잘 가꿔 후손들에게 전했으면 합니다.

그렇습니다. 구진久陳한 묵은지에도 침이 동하고 나름대로 특유의 맛이 있는 것처럼

부디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보자구요.

 

- 권오길- 공무원연금 2012.12. 

 

* 노마지지(老馬之智)
: 늙은 말의 지혜 / 경험을 쌓은 사람이 갖춘 지혜
- 상대방이 누구이든 가리지 말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라.

제(濟)나라 환공 시절.

수상인 관중(管仲)이 환공을 모시고 고죽국(孤竹國)을 정벌하러 봄에 떠났다.

싸움은 겨울이 되어도 끝나지 않았다.

행군을 하다가 산 속에서 길을 잃자 관중이 말했다.
'이러한 경우에는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늙은 말은 여러 군데를 돌아다닌 경험이 풍부하니까 길을 잘 알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는 늙은 말을 풀어놓고 그 뒤를 따라가서 길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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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미래' 라다크가 불행해진 이유는 '소비문화의 압박'

 

1980년대 초에 일본인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으나

그 뒤로 1인당 국민소득(GDP)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음에도 체감하는 행복은 감소하거나 정체했다.

 

조사를 해 보면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건강, 가정, 소득, 정신적 휴식, 친구, 일, 자유시간의 순이어서,

경제적 측면 못지않게 비경제적 요인도 중요하다.

 

특히 안정감은 행복과 직결되는 정신적 만족이다.

사람은 "내가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이 잘 잡혀 있고

스스로에 대해 만족할수록 안정적이며, 오히려 독립적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의 폭넓은 유대감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자연과도 연결돼 있다는 걸 느끼며 살아야 한다

(야마우치 나오토)

 

현실에서 소비는 더 극심한 경쟁과 부러움을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은 더 고립되고 불안해하며, 불행해진다.

그래서 더 미친 듯 소비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공동체의 유대감 속에서 행복을 가꾸려면

우선 소득, 지위, 기회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위화감이 큰 곳에서 배려와 공감이 자라나기 어렵다.

 

지구화한 생산과 소비는 우리를 끊임없이 공동체에서 분리하는 강력한 원심력이다.

이런 힘에 대항하는 구심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것이 지역화이다.

지역화란 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가능한 한 줄이고

기본적인 필요를 가까운 곳에서 충족시키는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는 슈퍼마켓 소비자보다 열 배나 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 한겨레. 2012. 12/5. '싱크탱크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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