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20428030605825&cateid=1026&RIGHT_LIFE=R10
산철쭉과 왜진달래, 척박한 도심에 화려한 색채를 입힌다 /동아일보 입력 2012.04.28 03:06
어느덧 초봄이 지나갔다.
그리고 꽃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신록의 봄이 찾아왔다.
때맞춰 야생화 전시회와 식물원 이벤트, 꽃 박람회 등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기쁘고도 바쁜 철이 된 것이다.
이즈음 눈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꽃은 단연 철쭉류(Rhododendron속, 우리나라에선 진달래속 또는 철쭉속)들이다.
지금은 여기저기에 산철쭉과 왜진달래가 한창 피어 있다.
철쭉류의 꽃은 이르면 2월부터 화원에 보이기 시작해 6월 장마가 지기 전까지 볼 수 있다.
참 개화기가 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종류의 꽃이 계속 피고 지는 것이다.
산철쭉(위쪽)과 왜진달래(아래 왼쪽),철쭉(아래 오른쪽). 철쭉류 식물은 2월부터 시작해 6월까지 연달아 꽃을 피운다. 산철쭉과 왜진달래 사진은 필자 제공.철쭉사진은2010년 영주 소백산 철쭉제 홍보 포스터의 일부다. |
철쭉은 전 세계 원예가들의 사랑을 받는 만큼 종류가 무척 많다. 원산지도 세계 전역에 고루 분포한다. 우리나라는 진달래, 산철쭉, 철쭉 등의 원산지로, 세계적인 철쭉류 유전자원 중심지 중 하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원예용으로 이용하는 품종은 한국, 일본, 중국이 원산지인 것이 많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쭉류 꽃나무를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분화용 철쭉=
화분에 많이 심는 종류로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원산으로 벨기에에서 개량된 아잘레아(R. simsii)다. 크기가 작은 왜성종으로 색이 다채로운 겹꽃 품종이 많다. 또 연중 개화가 가능해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꽃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왕철쭉(히라도철쭉, R. x pulchrum)으로 일본 자생 철쭉의 자연교잡으로 탄생한 대형종이다. 추위에는 다소 약해 남부지방에서나 화단에 심을 수 있다. 초봄 일제히 피는 큰 꽃이 아름다워 분화로 많이 이용한다. 선명한 자주색의 오오무라사키(Oomurasaki) 품종과 연분홍색에 자주색 반점이 들어간 아케보노(Akebono) 품종이 흔하다. 이들은 실외에선 보통 4월에 꽃이 피지만 겨울나기 후 따뜻한 실내에 두면 꽃이 일찍 핀다. 또 화분에 심어 꽃이 핀 왜진달래도 초봄에 유통된다.
진달래(R. mucronulatum)=
4월 초가 개화기. 철쭉류 중 거의 유일하게 잎이 나오기 전 분홍색 꽃을 먼저 피운다. 자연 상태에선 보통 큰 나무 밑에서 자라므로 햇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햇살이 적게 비치는 곳에 심는 게 좋다.
산철쭉(R. yedoense var. poukhanense)=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4월 말에 꽃이 핀다. 흔히 철쭉이라고 하면 산철쭉을 지칭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자랑이다. 사람의 손을 전혀 타지 않고도(개량이 없이도) 이렇듯 아름다운 꽃나무가 있다는 것은 이 땅에 사는 우리에겐 분명 축복이다. 응애 같은 해충에 견디는 능력이 강하고 특별히 관리하 지 않아도 된다. 산 정상 부근에 군락으로 자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 여러 산에서 열리는 철쭉제의 주인공이다.
왜진달래(R. Kurume Group)=
산철쭉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화한다. 꽃 색이 빨강, 자주, 분홍, 흰색 등으로 다양하다. 일본 원산 식물들의 개량종으로 반상록성이다. 주로 남부지방의 화단에 심지만 최근에는 중부지방의 도심지나 가로변, 아파트 단지 등에도 대규모로 심는다.
왜진달래나 왜철쭉을 흔히 영산홍(映山紅)이라고도 부르는데,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있다. 영산홍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철쭉류 전체를 지칭할 때 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에 비친 붉음'이란 시적인 뜻은 꽤 멋있는 듯하다. 조선시대에 이미 우리나라에 수입됐다는 기록이 있다.
철쭉(R. schlippenbachii)=
산철쭉보다 조금 늦게 꽃을 피운다. 잎이 큼지막하고 끝이 둥글며, 꽃 색이 연한 분홍빛이란 점에서 색이 진한 산철쭉과 차이가 난다. 번식이 어려워 우리 주변에서 기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주로 자연 상태에서 자란다. 소백산에는 다른 산과 달리 이 철쭉나무가 주종을 이뤄 자생한다. 그래서 소백산 철쭉제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왜철쭉(R. indicum)=
일본 원산의 상록성 철쭉. 내한성이 약해 주로 남부지방의 화단에서 기르거나 분재 등 분화로 이용한다. 철쭉류 중에서 가장 개화기가 늦어 6월경에나 꽃을 볼 수 있다. 잎이나 꽃은 물론이고 나무의 크기도 전반적으로 작다.
산철쭉과 왜진달래는 척박한 도심지의 조경수로 최적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과도한 왜진달래의 화려함이다. 화려함이 왜 아쉬우냐고 할 수도 있으나 채도가 높은 개량된 왜진달래의 특성상 대량으로 심으면 자칫 경관이 들떠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산철쭉은 우리나라 산야를 닮은 적절하고도 절제된 화려함을 보여준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절제된 자연이 화려한 인공보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서정남 농학박사(농림수산식품부 국립종자원) suhjn@korea.kr
'나무,나무,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나스덜꿩나무 (0) | 2012.05.14 |
---|---|
당옥매 (0) | 2012.05.01 |
앵두나무 꽃도 다 지고 말았습니다. (0) | 2012.04.26 |
조팝나무 (0) | 2012.04.21 |
치자나무 구경하세요! (0) | 2012.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