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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11시가 넘은 깊은 밤에 봄이 녀석이
무엇을 봤는지 맹렬하게 짓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짖는 소리가 심상찮아서 또 산돼지가 내려왔나 하고 후레쉬를 들고 나갔더니
앞산 쪽을 보고 사납게 짖고 있었습니다.
불을 비춰 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그래도 계속해서 짖기에 목줄을 끌러 줘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산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이번엔 전봇대 꼭대기를 보고 미친 듯 짖었습니다.
도대체 뭘 보고 그러나 하고 불을 올려 비추었다가 내가 흠칫 놀랐습니다.
커다란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게 아닙니까?
아, 그건 '수리부엉이'였습니다.
확실치는 않았지만 둥근 얼굴 위에 귀 모양의 털이 분명하게 있었습니다.
재빨리 카메라에 망원렌즈를 끼우고 마구 셔터를 눌렀지만
거리가 너무 멀고 어두워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형체는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집 근처에 수리부엉이가 살다니 이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 수리부엉이 - '올빼밋과'
수리부엉이는
몸길이 약 66cm정도로 한국의 올빼밋과 조류 중 가장 크다.
몸 전체가 황갈색을 띠며, 가슴, 등, 날개에는 검은 줄무늬가 있다.
머리에는 귀 모양의 털(우각羽角)이 양쪽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텃새로 깊은 산 암벽과 강가의 절벽에서 생활한다.
낮에는 곧게 선 자세로 나뭇가지나 바위에 앉아 있고 주로 밤에 활동한다.
꿩, 산토끼, 집쥐, 개구리, 뱀, 도마뱀 등을 먹는다.
올빼미와 부엉이류는 오염된 먹이로 인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서식지의 파괴, 인간에 의한 마구잡이 등의 원인으로 나날이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0종 중 7종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맹금류와 함께 국제적으로도 각종 규제를 통한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올빼미, 쇠부엉이, 큰소쩍새는 드문 텃새이나
솔부엉이, 칡부엉이, 소쩍새는 비교적 흔한 텃새이다.
그러나 소쩍새는 좀처럼 사람의 눈에 띄지 않으며 우각을 가지고 있는 소형 부엉이다.
수리부엉이는 1982년에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