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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거의 끝난 것 같습니다.
올해도 참깨 씨앗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지난해는 씨앗을 넣고 여행을 다녀와 망쳤는데
올해는 참깨 싹이 나지 않은 빈자리가 많아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나마 초창기에 물을 열심히 주었더니
씩씩하게 잘 자라주어 대견하기도 합니다.
다른 집 참깨들은 키가 작아 일찍 꼬투리를 달았는데
이 녀석은 웬일인지 키를 높게 키우고 잎만 무성하더니
늦게서야 꽃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지루한 장마에 쓰러지지 않고 잘 견뎌
층층이 꽃을 달아주니 고맙기만 합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벌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하얀 참깨꽃을 떨어뜨리고 있네요.
참깨는 아주 좋은 밀원식물입니다.
어쩌면 싸리꽃과 함께 벌들이 꿀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깨는 위로 위로 한없이 꽃이 피는 무한화서이니
곧 끄트머리 순을 잘라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래의 참깨들이 충실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