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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동산 일기

단 이틀을 못 참다니...

by 정가네요 2024. 5. 29.

 

♧ 

 

지난해,

멀리 고창에 계신 훈이네목장 주인께서

'파인애플 릴리’라 부르는 유코미스를 보내주셨습니다.

‘백합과’에 속하는 구근식물로 흔치 않은 녀석입니다.

 

겨우내 왕겨에 묻어 잘 보관하다가

지난 3월 30일에 내다 심었는데

두 달이 다 지나도록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장 늦게 올라오는 토란도 다 올라왔는데 말입니다.

 

너무 일찍 심어서 추위에 얼어 죽었나?

견디다 못해 결국 삽으로 푹 떠서 제껴봤더니

아래에 하얗게 실뿌리가 나 있었습니다.

"이런 이런... 미안해. 미안해."

다시 묻어주었고 그 다음날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나가봤더니

거짓말처럼 싹이 돋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도 늦게 나왔더랬는데...

단 이틀을 못 견디고 식물을 고생하게 하였습니다.

정말 미안했습니다.

 

3월 30일에 심어준 유코미스

 

지난해 7월에 꽃이 핀 모습

 

엊그제 싹이 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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