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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비,곤충 등

곤이가 박이를 찾으러 갔나 봅니다.

by 정가네요 2020. 6. 13.

*

곤이가 오지 않습니다.

엊그제 비가 내린 날 아침,
밤새 비를 긋고 반갑게 찾아와
애교를 부리던 곤이가 그날 오후부터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전날,
하루 종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아내와 저한테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더니
그게 작별의 행동이었던가 봅니다.

 

그날 제 어깨 너머에 앉았을 때, 곤이에게
많은 사람들이 박이를 보고 싶어 하니
박이를 찾아서 데리고 오라고 했더니
아마도 박이를 찾으러 갔나 봅니다.

그런데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의 경험을 통하여
저는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자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아서 그렇지
사람과 자연은 얼마든지 함께
정을 나눌 수 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그동안 곤이와 박이를
응원해주신 분들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보름 이상 동안 크나큰 기쁨을 주었던
녀석들이 없으니 집이 적막강산입니다.
지금 저는 울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내는 우울증에 걸릴 정도라고 합니다.

이젠 잊어야지요.

 

곤이와 박이가 나타나면
다시 녀석들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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