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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처음으로
두세 송이 꽃이 달렸던 귀룽나무에
올해는 꽃이 주렁주렁 제법 많이 달렸습니다.
귀룽나무는
높은 산의 골짜기에서 자라는 키 큰 나무입니다.
봄이면 그 어느 나무보다도 빨리 잎을 내는 나무로
추위와 공해에도 강한 나무인데
4월에 피는 꽃이 마치 아까시나무 꽃처럼
새 가지 끝에 길다랗게 달립니다.
이 나무가 너무 갖고 싶어서
십 년 전에 종묘사를 통해 한 그루 구해 심었는데
몇 년 뒤에 꽃이 피고 보니 뜻밖에도 그건
미국귀룽나무라고 하는 ‘세로티나벚나무’였습니다.
세로티나벚나무는 우리가 흔히 ‘체리목’이라고 하는
고급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심는 나무랍니다.
두 나무는 많이 닮았지만 ‘귀룽나무’가
세로티나벚나무보다 한 달 정도 빨리 꽃이 핍니다.
꽃이 필 때는 나무 전체가 온통 꽃으로 뒤덮이는데
바람이 불면 넘실거리는 그 모습이
마치 아홉 마리의 용이 꿈틀대는 것 같다는 데서
‘구룡나무’라는 이름이 붙고 그 이름이 변하여
‘귀룽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생장속도가 매우 빠른 나무로
관상가치도 높고 향기도 좋은 귀룽나무를
왜 널리 보급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몇 년만 더 지나면 이 귀룽나무가
우리집의 상징수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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