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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여
서로 그리워만 한다고 상사화라 합니다.
그렇지만 잎과 꽃이 어떻게 만나지 못하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3월 말이면 상사화의 잎이 파랗게 돋아납니다.
작고 예쁜 봄꽃들이 무수히 많지만
저는 봄에 돋는 상사화의 파릇한 잎을 좋아합니다.
마치 봄의 상징같이 싱싱한 푸름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상사화의 잎이 6월말이면 완전히 이울고 맙니다.
이게 상사화였던가 하고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억조차 희미해질 무렵인 8월 그 어느 날,
아무것도 없던 땅에서 불쑥 꽃대가 올라옵니다.
불과 2~3일이면 꽃이 달리고 바로 꽃잎이 열립니다.
잎의 양분을 몽땅 받은 상사화가 분홍빛 고운 꽃을 피우는 거지요.
사랑은 이런 것입니다.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몽땅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비록 만나지 못하더라도, 비록 볼 수 없더라도
모두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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