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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도끼로 고자배기를 패면서...

by 정가네요 2018. 12. 19.


도끼로 고자배기를 패면서...

 

온돌방 아궁이에 넣을 땔나무를 잘라놓고

오며 가며 운동삼아 조금씩 도끼로 패고 있다.

오래된 나무의 밑둥치인 고자배기를 도끼로 쪼개기 쉽게 짧게 잘랐는데도

좀처럼 도끼날이 들어가지 않는다.

결을 찾아 힘껏 몇 번을 내려쳐도 옹이가 박힌 것이라 쉬 갈라지지 않는다.

겨우 한 쪽을 떼어내고 나중에 다시 쪼개려고 결국 옆으로 미루어 두었다.

 

기껏해야 20년 정도된 나무 둥치 하나를 쪼개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우리는 세기도 훨씬 더 지난 남북문제를 푸는 것도,

몇십 년 묵은 썩은 정치판을 바꾸는 일도,

심지어 100년을 살아가야 할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도

우리는 하루아침에 해결하고 당장 눈앞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고 한다.

 

짧은 동안에 쉬지 않고 너무 빨리 달려왔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 중 하나라 모두가 인정하지만

이젠 좀 천천히 달렸으면 좋겠다

너무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