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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 끝에
딸이 손녀를 빨리 시집보내야겠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딸은 28살에 결혼하여
취직 공부를 한다고 서른셋에 아이를 낳더니
제 딸은 빨리 결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아이구, 우리 수연이 시집갈 때까지 내가 살겠나?"
했더니 손녀가 대뜸
"할아버지 죽으면 안 돼요."
"사람은 누구나 다 나이 많으면 죽는 걸"
"안 돼요. 일 많이 하지 말고 오래 살아야 해요."
그러고는 금방 울상이 된다.
"할아버지 일 많이 안 해. 운동삼아서 적당하게 하는 걸"
"난 할아버지하고 결혼할 거야."
"할아버지는 다 늙었는데 잘 생기고 젊은 총각하고 결혼해야지."
"머리 염색하면 젊어지잖아요. 난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
"머리 염색하면 젊어져?"
"예, 머리 염색하고 100살까지 살아요."
"아이구, 우리 수연이 때문에 정말 오래 살아야겠다
근데 우리 수연이는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데?"
"난 판사 할 거예요."
"왜?"
"판사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구별해서 벌 줄 수 있잖아요."
"그렇구나. 그러면 할아버지는 우리 수연이 판사될 때까지 살게."
우리 손녀가 시집가고 판사 되는 것 보고 죽으려면
내 나이 90 넘게 살아야 할 텐데
그때까지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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