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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을 키우든 100통을 키우든
여름이 되면 말벌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이미 나타난 지 오래된 등검은말벌에 이어
오늘 드디어 왕탱이로 불리는 장수말벌들이 나타났습니다.
광복절을 전후해서 나타나는 이 녀석들은
한 마리가 수백 마리의 꿀벌을 물어죽이기 때문에
한번 나타났다 하면
좀처럼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시험을 해 보니
약삭빠른 등검은말벌에 비해
왕탱이는 끈끈이쥐잡이에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쥐잡이끈끈이를 찾아 설치했더니
겨우 몇 시간만에
무려 12마리나 붙었더군요.
저처럼 취미로 벌을 몇 통 키우는 분은
믿져야 본전이니 끈끈이쥐잡이를 벌통 위에 설치해보세요.
아, 그런데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그냥 설치하지 말고 왕탱이를 한 마리 잡아서
죽이지 말고 조금 산 채로 붙여두면
먹이 욕심이 있어 그런지 동료애가 있어 그런지 수없이 들러붙는답니다.
조금 잔인한 방법이긴 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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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더...
엊그제 등검은말벌 한 녀석이
더워서 바깥에 잔뜩 나와 있는 꿀벌들 가까이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꿀벌 한 마리가 등검은말벌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순간 수십 마리가 와르르 달려들더니
발버둥치는 말벌을 집안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아이구, 우리 벌들이
많이 상하게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말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시간쯤 뒤에 꿀벌 몇 마리가
죽은 등검은말벌의 사체를 끌고 나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꿀벌 만세'였습니다.
정말 대단한 우리 꿀벌들입니다.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등검은말벌 사체가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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