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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 만드신 평상이 무척 예쁘고 실용적이었습니다.
여름이면 거의 매일
온 식구가 평상에 둘러앉아서 밥을 먹곤 했지요.
밤에는 동생과 함께 평상에 누워
북두칠성 바가지 끝에 있는 카시오페아자리를 찾고
길다랗게 놓인 은하수를 비라보던 그 시절이 지금도 그립습니다.
그래서 평상을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정자를 지으려고 하던 계획을 바꾸어 우선 평상부터 짜기로 했습니다.
생각을 하니 마음이 급해져 당장 나무를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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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평상을 만들 때 참고로 하기 위해서,
또 혹시 평상을 만들어 보실 분들을 위해서 자세히 올리겠습니다.
저는 다리와 상판의 받침대는 집에 있던 자투리 목재를
목공소에 가서 켜 왔습니다.
테두리용 나무와 상판의 길이는 똑같이 3,600(mm)이더군요.
테두리용 구조목은 두께와 폭이 38*1400 (2장)
상판용은 20*89 (12장)
그래서 크기를 가로, 세로 2100 * 1500 으로 하려 했는데
길게 2100(가로)을 자르고 나니 나머지(세로)가 뜻밖에 1560 정도였습니다.
89mm 상판 17장, 상판과 상판 사이의 간격 3mm 정도로 하고
긴 축 안에 짧은 축을 집어 넣으니 세로 길이가 테두리까지 포햠해 1636.
결국 평상의 크기는 2100*1636.
목재를 정확하게 자르기 위하여
슬라이딩 각도 절단기를 구입하려니 자그마치 55만 원.
그래서 예전에 비닐하우스 파이프를 자르던 계양 14인치 고속절단기에
원형톱을 걸어서 나무를 자르니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냥 쓸 만했습니다.
3*8mm 이중기리 1개, 속날 3mm 5개,
목재용 8*75mm 피스, 6*38mm 피스. 50mm 피스 각 1봉지.
접착제, 목다보(목심) 8*30mm 200개도 구했습니다.
틀을 짜고 받침대는 상판을 얹을 공간 20mm를 남기고 붙였습니다.
그냥 쓸 만했던 14인치 고속절단기
나뭇값을 조금 아끼려다 보니 5군데나 이어야 할 부분이 생겼습니다.
나무의 뒤틀림을 생각해서 상판의 간격을 긴 자 너비로 하니 거의 맞아들어갔습니다.
못자국을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중기리로 구명을 뚫었습니다.
이중기리로 뚫은 상판구멍입니다. 깊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못을 박으면 못대가리가 저렇게 속으로 들어갑니다.
목다보(목심)의 품질이 좋지 않아 기분이 좀 상했습니다.
목공용 본드를 바르고 못 구멍에 목심을 박았습니다.
목심 제거용 톱입니다. 완전히 눕혀서 잘라야 합니다.
자른 뒤 고르지 않은 면은 원형샌딩기로 곱게 밀었습니다.
원형샌딩기(보쉬)로 80번, 180번 사포를 끼워 두 차례 밀었습니다.
자투리 목재를 이용한 평상의 다리 부분
다리에 작은 지지대 두 개를 덧대어 주었습니다.
오일스테인을 바르기 싫어 들기름 2병을 구해 뒷면부터 발라주었습니다.
상판에는 들기름을 두 차례 발라주었습니다.
딱 이틀만에 만든 평상. 제법 그럴싸하지요. 내가 봐도 이만하면 뭐...^^
평상은 우리집에서 제일 시원한 저 느티나무 아래에 둘 겁니다.
때로는 책도 읽고 때로는 낮잠도 자고, 또 때로는 술상도 차리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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