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일어나
고구마 한 이랑을 캤습니다.
몇 해 동안 고구마를 심어봤지만
소출도 별로 없고 캐는 게 너무 힘들어서 올해는 심지 않으려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심어봐야지 했는데
뜻밖에 굵은 알이 제법 달려 나왔습니다.
고구마는 덩이뿌리가 땅속 깊이 들어 있어
대량으로 재배하는 곳에서는 특별한 장비를 이용하여 쉽게 캐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삽이나 곡괭이를 이용해서
일일이 땅을 파 뒤집어야 캘 수 있기 때문에 캐는 게 정말 힘들답니다.
그러다보니 곡괭이에 찍히거나 잘려 나오는 게 많아요.
힘도 들지만 옆지기가 서울에 가고 없어
혼자 캐려니 재미도 없고
또 옆지기도 고구마를 캐는 그 기쁨을 조금이나마 맛보도록
한 줄은 나중에 캐려고 남겨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캐낸 고구마를 그늘이 있는 차고에서 말리려고
차를 빼내기 위해 방으로 들어와 열쇠를 찾으니
열쇠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열쇠를 둘 만한 곳은 모조리 찾아보고
어제 입었던 옷뿐만 아니라
요 며칠 사이에 입었던 옷을 모두 뒤져 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열쇠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엇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약속이 있어 구미에도 가 봐야 하는데 정말 큰일났습니다.
예비키도 옆지기가 가지고 나갔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20분 정도는 찾았을 겁니다.
그런데 열쇠 찾기를 포기하고
문득 허리춤을 만지니
열쇠가 허리춤의 혁대에 그대로 달려있는 게 아닙니까?
세상에 이렇게 황당할 수가?
어제 등산바지를 입고 일을 하고서 혁대도 빼지 않고 그냥 벗어 두었다가
오늘 아침에 그 옷을 그대로 입고 일을 했거든요.
아이고 참...
너무 어이가 없어
내 머리를 한 대 툭 치고 말았습니다.^^*
어제 오후엔
집 뒤에 있는 산초 열매를 모두 땄습니다.
며칠 더 두었다가 따려고 했는데
어제 보니 이미 열매가 터져 까만 씨앗이 많이 보였습니다.
어떤 곳은 벌써 씨앗이 흘러내린 곳도 있었고요.
산초 열매는 너무 익어도
기름이 적게 나오고 약효도 적다고 하여 모두 따버렸습니다.
열매에 달린 잎을 골라내다 보니
호랑나비 애벌레가 다섯 마리나 잎에 붙어 있는 게 보여
일일이 다시 산초나무에 올려주었습니다.
산초 열매는
기름을 짜 주는 기름집도 잘 없을 뿐더러
최소한 석 되는 되어야 짜 준다고 하니
주변의 산을 모두 뒤져서라도 조금은 더 따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내가 집에서 먹을 것이니
들깨라도 조금 섞어서 기름을 짜 보려고 합니다.
산초기름은
요즘 사이다병으로 한 병에 12~15만 원이나 한다네요.
치매 예방에 좋대요.^^
특히 구충, 해독 작용이 있어
천식이나 위장 장애, 시력 향상에도 좋으며,
변비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가을이 점점 깊어갑니다.
'정가네동산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마당에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0) | 2013.10.24 |
---|---|
오늘 저녁은 순 나물반찬 (0) | 2013.10.23 |
바람재들꽃 10월 꽃편지 - 은퇴생활 (0) | 2013.10.03 |
[스크랩] 낙뢰, 컴퓨터와 전화 (0) | 2013.09.30 |
땅콩을 캤습니다! (0) | 2013.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