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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꽃 이야기

이 정도면 꽃이지요.

by 정가네요 2024. 3. 27.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국을 데우다가

문득 부엌의 작은 창으로 보이는 뒤뜰 비탈에

무더기로 핀 큰개불알풀이 보였습니다.

 

며칠 동안 흐리다가

비가 갠 후에 나타난 햇살에

일제히 예쁘게 피어 있는 게 너무 예뻐 보여서

카메라를 들고 나가 몇 장 찍어 왔습니다.

 

'현삼과'의 큰개불알풀은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풀이지만

무리 지어 꽃을 피우면 정말 예쁘게 보입니다.

 

그렇지만 꽃밭이나 텃밭에

이 녀석이 나타나면 성가시기도 합니다.

잔뿌리가 서로 잔뜩 엉겨 있어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없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꽃이 예쁘다고 그냥 두었다가는 혼쭐이 나기도 하지요.

 

요즘 어떤 사람들은

이 녀석의 이름이 얄궂어 부르기가 민망하다고

봄까치꽃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건 안 될 말입니다.

 

식물의 이름이 반드시 예쁠 필요는 없지요.

이름을 짓는 건 학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요.

엄연히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아직도 '큰개불알풀'이 국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해가 쨍한 한낮에 피는

이 식물의 작은 꽃이 지고 나면

개의 불알 모양을 닮은 작은 열매가 달려

큰개불알풀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식물의 특징을 잘 나타낸 이름이지요.

 

꽃의 크기가 작은 '개불알풀'도 있어

'큰'이란 글자를 붙여 '큰개불알풀'이라 합니다.

 

개불알풀은 주로 남쪽지방에서 자라며

큰개불알풀보다 잎이 도톰하고

꽃의 크기도 큰개불알풀의 1/4 정도밖에 안 됩니다.

건조한 잔디밭에서는 똑바로 곧게 자라며,

꽃이 아주 작은 '선개불알풀'도 볼 수 있습니다.

 

불알은 불알이지요 뭐.^^

 

        큰개불알풀 열매

 

        꽃이 아주 작은 개불알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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