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녀석을 심으면
우리집 가을을 환하게 해줄까 고민을 하다가
몇 차례나 실패했던 구절초 대신에
개쑥부쟁이를 심어 보기로 했습니다.
화려한 가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가을에
개쑥부쟁이 씨앗이 달린 꽃대를 들고
동산의 여기저기를 다니며 툭툭 털었습니다.
봄이 되니 개쑥부쟁이가 거짓말처럼 돋아났습니다.
그런데 제법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초가을에 꽃이 필 때까지 봄부터 몇 달 동안
별다른 특징도 없는 쑥부쟁이를
오랫동안 관리해 주어야 했습니다.
예초기로 여름에 여러 차례 풀을 베면서도
개쑥부쟁이만은 살려 두어야 했습니다.
가을이 되니, 하나 둘
개쑥부쟁이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보라색 개쑥부쟁이를 당할 가을꽃은 없었습니다.
하얀 꽃을 향기롭게 피우는 구절초도 좋지만
개쑥부쟁이가 단연 최고의 들국화였습니다.
개쑥부쟁이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이즈음에 낮은 산길을 걷다 보면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줄기와 가지 끝마다
머리 모양의 꽃이 하늘을 보고 달리지요.
가장자리에는 연보라의 혀꽃이 빙 둘러 있고,
가운데에는 씨앗이 될 노란색 통꽃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아내는 내년에
더 많이 심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정가네동산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가네동산의 2년 전 모습 (0) | 2022.11.12 |
---|---|
정가네동산의 가을 (0) | 2022.11.10 |
홍시와 곶감 (0) | 2022.10.11 |
아내가 만든 인형들 (0) | 2022.10.03 |
마당이 내려앉았어요. (0) | 2022.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