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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이야기

<펌> 어림잡아 말하는 수 - 네댓 개? 너댓 개?

by 정가네요 2014. 12. 9.

 

<펌>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974

         

‘네댓 개’ ‘너댓 개’ 바른말은?

 

한 개 또는 두 개, 두 개 또는 세 개를 표현하려면 말이 길어진다.

그러나 이처럼 두 가지 수량을 어림잡아 표현하는 한 단어가 많이 있다.

그리고 대화 중 많이 사용하지만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위 예문은 ‘네댓’이 바른말이고, ‘너댓’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어림잡아 말하는 수는 다음과 같다.

 

하나 또는 둘쯤은 ‘한두’,

둘이나 셋쯤은 ‘두세’,

셋이나 넷쯤은 ‘서너’라고 한다.

또 넷이나 다섯쯤을 ‘네다섯, 너덧, 네댓, 너더댓’이라고 하며,

다섯이나 여섯쯤을 ‘대여섯’,

여섯이나 일곱쯤을 ‘예닐곱’,

일곱이나 여덟쯤을 ‘일고여덟, 일여덟’,

여덟이나 아홉쯤을 ‘여덟아홉’이라 한다.

 

예문을 통해 살펴보자.

“형님! 자연산 도다리 한두 마리 주세요. 대신 양식 도다리 두세 마리, 아니 서너 마리를 줄테니.”

“뭐라고? 네다섯 마리도 아니고, 서너 마리가 뭐냐. 싫다.”

“알았소, 네댓 마리 드릴테니 바꿉시다.”

 

거래가 성사되는 듯 보였으나 한두 마리는 한 마리도 맞다고 생각한 형님의 꼼수가 나오면서 거래는 삐걱거린다.

“그럼 한 마리 줄테니 다섯 마리 다오.”

“뭐라고요? 한 마리에 다섯 마리라니 그런 계산이 어딨소? 그만 둡시다.”

“좀 전에 한두 마리 주면 네댓 마리 준다고 그랬잖아? 아니야?”

 

갑자기 생각에 잠기던 동생이 한마디 던진다.

“그럼 두 마리 주시오. 네 마리 드릴게. 형님 계산 대로면 이 계산도 맞지요?”

형님은 눈만 멀뚱멀뚱하며 말을 잇지 못한다.

 

거래는 숫자가 명확해야 하므로 어림잡는 수로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

주위의 구경꾼은 예닐곱 명이었을까.

아니면 일고여덟 명, 혹 여덟아홉 명이었을까.

 

남북 간 회담이 성사될 전망이다.

한두 번 시늉만 내다 그만둘 게 아니라면 이번에는 확실히 서로가 마음을 열어 통일의 디딤돌을 놓았으면 좋겠다.

 

- 윤성국 / 본사 상무/충남취재본부장 - 금강일보. 2013. 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