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과 꽃 이야기
대박! 파초 열매가 달렸어요!
정가네요
2017. 10. 29. 11:24
*
올 여름 대프리카라고 불리던 대구에 바나나가 달렸다고 전 언론이 난리였지요.
알고 보니 바나나가 아닌 파초 열매였어요.
그런데, 그런데
우리집에 파초 꽃이 피고 열매가 달렸어요.
짐작컨대 최소 2달 이상은 된 것 같은데 까맣게 몰랐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으니까요.
심은 지 7년만에 거짓말같이 파초에 꽃이 피었습니다.
해마다 줄기를 잘라주고 월동을 시켰기 때문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리라고는 정말 생각지 못했습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데 내일 아침엔 날씨가 영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저 파초를 어떻게 하지요?
요리 찍고 조리 찍고 여러 장 찍었습니다.
구경하세요.
떨어진 포(苞. 꽃턱잎)의 모습입니다.
한여름에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길게 자라서 그 끝에 꽃이삭이 밑을 향해 달리는데
잎같이 생긴 황갈색의 꽃턱잎은 꽃이 피면서 하나씩 떨어집니다.
아, 파초는 포의 색깔이 누런색이지만
바나나의 포는 붉은색(적자색)이어서 둘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길이 6~7cm의 황백색 꽃이 15개 정도 나와 2줄로 달리는데
꽃이 지면서 엄지손가락 길이만한 열매가 달립니다.
작은 열매는 먹지 못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파초는 조매화(鳥媒花)이기 때문에
새가 없으면 결실이 안 된다고 합니다.
*
심은 지 2년째 되던 2012년 6월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