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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옥 할머니가 돌아가셨대요."
뒷밭 아줌마가 밭에 가시면서 알려주셨습니다.
지난해 바깥어른이 돌아가셨는데
1년 남짓 지나 남편을 따라가셨다고 합니다.
평소에 남편을 많이 의지하시던 분이라
어른이 돌아가신 뒤에 가끔 길에서 뵈면
무척 외로워하셨습니다.
내가 이 마을에 들어온 지 15년,
그 동안 돌아가신 분이 자그마치 18분입니다.
빈집도 늘어 8가구가 되었습니다.
대충 헤아려보니
지금 우리 마을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 32가구.
대략 60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그 중 할머니 혼자 살고 있는 집이 10가구.
그분들이 돌아가시면 빈집이 되겠지요.
20년 뒤쯤이면
이 마을에 과연 몇 명이나 살고 있을까요?
어제 농민신문에 나온 기사를 보면
농촌의 면 단위 인구가 3,000명 미만이면
생활서비스 시설이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병원, 약국, 세탁소, 목욕탕, 미장원, 커피숍 등.
1,000명대면 음식점도 자취를 감춘다고 합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김천시 인구는
요 근래에 14만이 무너져 그걸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힘겨워 보입니다.
김천시의 면적은 서울시의 1.7배인데 말입니다.
14개 면 중에서 인구 3,000명 미만이 8개,
그 중 4개 면은 1,000명대입니다.
우리나라 농촌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네 일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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