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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동산 일기

무너지는 농촌

by 정가네요 2022. 11. 23.

 

*

"노옥 할머니가 돌아가셨대요."

뒷밭 아줌마가 밭에 가시면서 알려주셨습니다.

 

지난해 바깥어른이 돌아가셨는데

1년 남짓 지나 남편을 따라가셨다고 합니다.

평소에 남편을 많이 의지하시던 분이라

어른이 돌아가신 뒤에 가끔 길에서 뵈면

무척 외로워하셨습니다.

 

내가 이 마을에 들어온 지 15년,

그 동안 돌아가신 분이 자그마치 18분입니다.

빈집도 늘어 8가구가 되었습니다.

 

대충 헤아려보니

지금 우리 마을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 32가구.

대략 60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그 중 할머니 혼자 살고 있는 집이 10가구.

그분들이 돌아가시면 빈집이 되겠지요.

 

20년 뒤쯤이면

이 마을에 과연 몇 명이나 살고 있을까요?

 

어제 농민신문에 나온 기사를 보면

농촌의 면 단위 인구가 3,000명 미만이면

생활서비스 시설이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병원, 약국, 세탁소, 목욕탕, 미장원, 커피숍 등.

1,000명대면 음식점도 자취를 감춘다고 합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김천시 인구는

요 근래에 14만이 무너져 그걸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힘겨워 보입니다.

 

김천시의 면적은 서울시의 1.7배인데 말입니다.

14개 면 중에서 인구 3,000명 미만이 8개,

그 중 4개 면은 1,000명대입니다.

 

우리나라 농촌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네 일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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