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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의 위 터가 원래 논이었던 탓에
그 아래 땅으로 물이 조금씩 스며 나와서
언덕 아래에 아예 작은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둘레에 몇 가지 식물을 심었습니다.
노랑꽃창포, 털부처꽃, 석창포, 꽃창포, 석잠풀 등...
그런데 몇 년 지나니
노랑꽃창포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해마다 덩치를 조금씩 키우더니
기어이 연못 속의 연밭을 잠식해 들어갔습니다..
제거를 해야 한다고 마음먹었지만
연못 속에 깊이 박힌 뿌리를 제거하는 게
쉽지 않으리라 생각하여 자꾸 미루었습니다.
할 수 없이 큰맘을 먹고
연못의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연못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속에 들어 있는 노랑꽃창포의 뿌리가
거의 땅에 박혀 있지 않았던 겁니다.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물 속의 노랑꽃창포를 모두 없앴습니다.
손을 댄 김에 반대편에 있던
석창포도 반 이상 제거했습니다.
창포처럼 피는 꽃도 본 적이 없고
그리 예쁘지도 않아 2/3 이상을 떼어냈습니다.
석창포를 떼어 내면서
왜 이름이 석창포인지 확실히 알았습니다.
뿌리가 돌에 착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돌밭에 나는 창포'가 확실했습니다.